주민센터 문자 받은 주민
김천시 전시 행정에 분통
市 홈피에 강력한 비난글

김천시가 광복 70주년과 3·1절을 맞아 대대적으로 전개한 태극기 달기 캠페인과 관련해 행사시간을 마음대로 변경해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달 26일 김천시청 홈페이지에 `시민우롱, 시청 총무과장 경질요구`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김천시 대곡동 주민센터에서 보낸 `오후 3시부터 태극기 무료배급(700개)이 시민탑 삼거리에서 진행된다`는 문자를 받고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방송으로 이를 두어차례 알렸다고 한다.

그 뒤 작성자는 시간에 맞춰 시민탑 삼거리에 도착해보니 150여명의 시민들이 입에 담기 힘든 폭언을 하면서 발걸음을 되돌리고 있었다고 했다. 약속된 시간에 행사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현장에는 담당자는 커녕 관계자 한 사람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너무 어이가 없어 대곡동 주민센터를 찾았다는 그는 아무말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고.

동장, 총무계장, 담당자를 비롯해 전 직원이 항의 전화를 응대하느라 거의 행정마비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차디찬 추풍령 칼바람 속을 헤치며 대여섯 살 어린 두 자녀의 양손을 잡고 태극기를 받으러 왔다 발길을 돌리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오히려 내가 미안했다”며 “약속에 대한 책임도 안질 거면서 사방팔방에 자랑만 요란스럽게 해놓고...이게 오늘 날 김천시의 행정입니까”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또 “김천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총무과장의 경질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곡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시청 총무과로부터 오후 3시에 행사가 진행된다고 연락을 받아 홍보했는데 행사를 진행한 단체가 2시가 되기도 전에 태극기를 나눠 주는 바람에 혼선이 빚어지게 됐다”면서 “추운 날씨에 행사장에 찾아준 주민들께 죄송할 따름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시청 홈페이지 시정건의함에 올랐던 이 글은 하루도 안돼 조회수 200여건을 넘으며 큰 관심을 받았지만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김천/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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