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회의 조례서 전례없는 초강수 발언 눈길
공직분위기 쇄신 등 기업형시스템 도입 의도

취임 9개월째를 맞는 이강덕 포항시장이 시청 국·과장은 물론 말단 직원들에게까지 전례 없는 초강수 행정을 주문하고 나서 주목된다.

특히, 이 시장은 화, 목요일 아침마다 열리는 간부회의 석상에서 공직자 개개인이 맡은 일에 대해 성과는 물론 반드시 실적을 내야만이 승진기회가 올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 시장의 이 같은 폭탄 발언(?) 배경은 종전까지 안이하게 대처해 오던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직원들의 경쟁심 유발 차원에서 기업형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또 느슨해진 공직기강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해양경찰청장 재직시에도 느슨해진 해경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이같은 초강수 시스템을 도입해 돌파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 시장의 이런 강경한 태도에 국·과장은 물론 말단직원들까지 바짝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부서 국·과장은 물론 말단 직원들까지 아침 일찍 출근해 저녁 늦게 퇴근하기 일쑤다. 그래서 포항시 청사 곳곳에는 밤늦도록 불이 환하게 켜져 있고, 새벽 6시만 되면 어김없이 업무가 시작된다는 것이 요즘 풍경이라는 것.

익명의 한 고위 간부는 “최고 수장인 시장이 새벽부터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하부 직원들이 어디 편히 잘 수 있느냐”며 “부서간 경쟁심을 유발하기 위해 실적과 성과를 중요시 하다보니 전 부서 직원들이 일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모 과장은 “시장이 워낙 실적과 성과를 중요시하니까 종전처럼 자리만 지키면서 대충 일하기가 솔직히 겁이 난다”며 “그러다보니 동료 과장들과 경쟁이 붙어 더 악착같이 일하게 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 시장의 강경 발언은 취임이후부터 줄곧 터져 나왔었다. 지난 1월 KTX 포항역에서 진행했던 전직원 시무식 자리에서도 언급했고, 최근 경주에서 열린 간부급 워크숍에서도 실적과 성과를 중시하는 발언으로 경쟁심을 자극시키기도 했다.

그렇다고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같은 강경 모드로 많은 직원들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모 직원은 “과열된 경쟁심과 업무에 짓눌려 밤에 잠이 잘 안올 정도”라며 “나 혼자만이 겪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직원들이 나와 똑같은 느낌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 시장의 이 같은 폭탄 발언이 과연 어떤 성과와 실적을 낼 수 있을런지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