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맞이꽃은 비늘꽃과 두해살이풀로 꽃말은 `기다림`이다.

“얼마나 기다리다 꽃이 됐나/ 달 밝은 밤이 오면 홀로 피어/ 쓸쓸히 쓸쓸히 미소를 띠는/ 그 이름 달맞이꽃.” (김정호 `달맞이꽃`)

달맞이꽃은 월견초(月見草), 야래향(夜來香), 월하향(月下香)이라 부르기도 한다. 달을 맞이하듯 밤에 꽃을 피우기 때문에 달과 연관된 이름을 가졌다.

월견초는 오래전부터 약재로 쓰였다. 뿌리는 열감기, 인후염과 기관지염에, 씨앗인 월견자(月見子)는 피부병, 당뇨, 고혈압 치료에 썼다. 씨앗에서 짠 `달맞이꽃 종자유`는 건강식품, 의약품, 화장품 원료로 이용한다.

이 기름에는 불포화지방산인 리놀렌산이 많이 들어 있어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옛날 태양신을 숭배하며 살아가는 마을에 로즈라는 예쁜 아가씨가 살았다. 그녀는 마을 사람들과 달리 낮보다 밤을 좋아했고, 태양보다 달을 더 좋아했다. 마을에서는 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결혼축제가 열렸고 상대를 고르는 순서는 엄격히 정해져 있었다. 전쟁이나 사냥에서 공을 세운 총각부터 마음에 드는 처녀를 고를 수 있었다. 청혼을 받으면 절대로 거절할 수 없었다.

축제 날, 로즈는 1년 동안 사귄 추장의 작은 아들이 자기를 원하리라 믿었다. 그러나 다른 처녀를 선택했다. 실망한 그녀는 다른 총각의 청혼을 뿌리치고 밖으로 뛰쳐나갔다가 귀신의 골짜기로 추방되었다. 로즈는 그곳에서 달님을 바라보며 추장의 작은 아들을 손꼽아 기다렸다.

1년이 흐른 후 추장의 아들은 사람의 눈을 피해 그녀를 찾아 나섰다. 골짜기에서 큰 소리로 불렀으나 대답이 없었다. 그는 달빛에 비친 한 송이 꽃을 보았다. 죽어서 꽃으로 변한 로즈는 밤이 오면 달을 보고 피어났다. 추장의 작은 아들과 사랑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죽은 것처럼 달맞이꽃도 두해살이풀이 되었다.

김한성<수필가·전 군위초등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