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사항 과도해 조합원 일일이 찾아다녀야 할판
“현직에 유리” 불만에 유권자들도 “출마자 잘 몰라”

▲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공식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된 26일 오후 경주농협 직원이 농협과 하나로마트 입구에 후보자 등록 공고문을 부착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선거운동기간이라 해도 전혀 분위기가 안 납니다”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공식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된 26일, 지역 내 후보자들은 대체로 차분한 행보를 보였다.

이날 오전, 일부 후보자들은 어깨띠·윗옷 등을 준비해 혼자 각 조합의 사업장과 일반 행사장, 조합원들의 일터와 마을 경로당 등을 찾아나서며 조용히 인사를 하는 등 `나 홀로`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사전에 홍보 물품을 준비 못한 이들은 저마다 사무실 등에서 전화 등으로 조합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거나, 앞으로의 선거운동 동선을 계획하는 등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이는 아직 선거 운동 첫날인데다 전날 후보 등록 마감 직후에 추첨을 통해 기호를 배정받은 탓에 명함 등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지나치게 엄격한 선거운동 방식 제한으로 후보자들이 저마다 홍보 방식을 아직 고심하고 있는 것도 선거 분위기를 차분하게 만드는 주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직선거와 달리 후보자 자신 이외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점과, 선거운동 방법 역시 선거공보·벽보·어깨띠·명함·전화·문자메시지 등으로만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출마한 농·축·수협 사무소 안이나 병원, 종교시설 등 실내에서도 선거운동이 불가능하며 조합원 호별 방문도 금지 사항이다.

결국 출마하는 자신이 모든 유권자를 대상으로 직접 현장을 찾아다니거나 전화 등으로 연락하는 것 외에는 이름을 알릴 방법이 없어 대부분의 후보자가 선거운동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포항지역의 모 농협 조합장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 A씨는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활용하려 해도 개인정보라서 전화번호를 받을 수 없으니 수천명의 유권자에게 언제 다 이름을 알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미 모든 조합원들이 얼굴을 알고 있으며, 연락처도 파악할 수 있는 현직 조합장이 더 유리하지 않겠느냐”며 불만을 털어놨다.

한편, 상황이 이렇자 투표에 직접 참여하는 조합원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한 농협의 조합원 B씨는 “농협의 대표를 뽑는 중요한 선거인데도 현직 조합장 외에 출마하는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아직 파악을 할 수가 없다”며 “이번 선거에 일부러 관심을 두지 않는 이상 조합원들이 누가 나오는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선거운동 방식이 개선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