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공연장 갖추고도 경북관광공사 업무공간 전용
한수원 “하이코와 함께 시에 기증” 밝혀… 귀추 주목

【경주】 경북도관광공사 사옥으로 사용 중인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육부촌 건물이 화백컨벤션센터 부속건물로 전환, 본래 목적대로 사용되면서 `존재의 의미`를 되찾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979년 부지 8천469㎡에 연건축면적 5천940㎡(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져 900여 석의 대회의실 등 회의장 및 공연장 기능을 갖춘 육부촌 건물은 1992년부터 경북도관광공사의 업무 공간으로 사용되면서 보문단지 조성 당시의 목적(전통문화공연 및 국제회의) 외 사용이란 지적과 함께 효용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수력원자력㈜이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 사업으로 건립한 경주 화백컨벤션센터(하이코)에다 육부촌 건물을 덤으로 얹어 경주시에 기증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이는 경주시의 시전 제안에 따른 것이다.

한수원 최성환 본사이전추진센터장은“당초 하이코 건립 예산으로 책정한 1천200억원 중 하이코를 짓고 남은 120억여원으로 육부촌을 매입하겠다는 시의 제안을 받아들여 하이코와 육부촌을 함께 기증하기로 했다”면서 “3월 2일 하이코 개관식 때 양 건물을 양도·양수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주시는 그동안 육부촌이 서울의 경복궁 경회루 모양으로 지어진 철근콘크리트조의 현대 건물이지만 역사성과 상징성이 있다고 보고 당초의 취지를 살리는 한편 건물의 가치도 높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국제회의장과 전통문화공연장 등 국제료류센터로 사용한다는 목표로 작년부터 매입을 타진해 왔다.

하지만 아직 경북도와 경북도관광공사가 육부촌 매각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경주시의회가 “도와 협의해 무상 사용하는 방안을 찾으라”고 시 측에 요청한 가운데 경주시의 공식 매입 제안 등 관련 행정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어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다수의 경주시민들은 “경북도 소유 건물을 구태여 시 예산으로 매입해 쓸 필요가 뭐가 있느냐”며 “시·도민의 문화공간 확보 차원에서 도와 협의해 육부촌을 공공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면 그만큼 예산을 절감하면도 또 다른 문화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작년 말부터 가시화한 시의 육부촌 매입 움직임에 고개를 저어왔다.

/황재성기자 jsgold@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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