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인재육성 교육기관 만들고 싶어요”
경영난 회사 정리해고 역경 딛고 반응형 웹사이트 제작
창업 꿈꾸는 후배들 철저한 시장조사·사업계획 세워야

“그동안 접해볼 수 없었던 새로운 분야라 빠져들 수밖에 없었어요.”

반응형 웹사이트를 제작하는 회사 `모노마인드(MONOMIND)`의 대표 성정훈(40)씨는 컴퓨터 공학이나 디자인을 전공했느냐고 묻자 `전혀 아니다`라며 먼저 손사래를 쳤다.

10여 년 전 건축설계를 전공하고 대학원을 준비하겠다며 고향에 돌아왔으나, 취업하라는 부모님의 성화에 직업전문학교 쇼핑몰 제작반에 등록했던 것이 우연찮은 창업 계기였다는 것.

홈페이지 제작에 필요한 기술을 하나하나 습득할 때마다 흥미를 느껴 잠도 잊은 채 외국원서를 공부할 정도로 재미를 붙였고, 집안형편 등 여러 사정으로 대학원의 꿈을 접고 홈페이지 제작에 몰입했다.

당시 가르쳤던 선생님으로부터 지역 내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등 해당 분야에서 이름을 떨치게 된 그는 한 유명업체에 웹디자이너로 취직해 디자인 기획팀장 자리까지 단숨에 차지할 수 있었다.

성 대표는 “기쁨도 잠시, 갑자기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정리해고를 당하는 등 고비가 찾아왔다”며 “이에 그동안의 거래처에서 프리랜서 형식으로 일감을 받아 생계를 꾸려나가다 자연스레 사업자의 형태를 띠게 됐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는 포항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사무실을 차리고 홈페이지 개발·관리, 소프트웨어 개발, 전산업무 등을 위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 목표가 있느냐고 묻자 그는 “지금 하는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화해 종합적인 `디자인 전문회사`로 거듭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이와 함께 디자인 전문 교육기관도 만들어 같은 꿈을 꾸는 인재들을 양성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블로그나 인쇄물 디자인에도 눈을 돌려 배우고 있다. 홈페이지 디자인·마케팅 분야에서 연계할 방안을 찾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이 가게 된다고 했다.

일상생활에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스케치했다가 설계로 옮기는 작업도 수시로 하고 있다. 덕분에 그의 아이디어 노트는 항상 다양한 스케치들로 가득하다. 가끔 자다가도 아이디어가 불현듯 떠올라 노트북을 켜고 스케치를 옮긴다. 최근에는 기계 부품에 대한 디자인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그는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했다. 바로 `시장조사`와 `사업계획`이다.

가끔 창업교육센터나 기관 등에서 만나는 청년들을 보면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만날 때마다 철저한 시장조사가 가장 필요하다는 조언을 하곤 한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독창적일 수 있지만, 막상 시장에 뛰어들게 되면 치열한 경쟁과 쏟아지는 아이디어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란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성 대표는 “경험과 탄탄한 자본력 등이 부족한 청년CEO들은 잠을 잘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남들보다 열심히 뛰어야 한다”며 “아울러 자본력이 갖춰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실력과 함께 사회적 인프라 구축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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