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이동 `외바우`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세상 만물도 사람의 마음도 사랑의 약속도 시간이 흐를수록 변해간다. 하지만 47년째 변치 않는 맛을 자랑하는 전통식당이 있다. 남구 이동의 `외바우`가 바로 그곳이다. 지난 1968년부터 지금까지 47년째 철판볶음부터 한우전골, 양념구이, 안주류까지 변함없는 맛과 서비스로 두터운 단골층을 확보하고 있다.
식당 내부는 일련번호가 적힌 방으로 각 공간이 구분돼 있어 가족, 친구, 연인 등 일행과 함께 구분된 공간에서 비교적 편안한 식사를 할 수 있다.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을 담아 냈다. 달콤한 맛으로 아이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단팥죽부터 향을 그대로 머금은 각종 나물 무침과 새콤달콤한 유자청 드레싱을 올린 샐러드, 튀김옷이 얇아 더욱 바삭함이 전해지는 고구마와 호박 튀김까지. 덕분에 `리필`을 요청하는 벨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외바우의 대표메뉴인 철판볶음 요리는 입맛에 따라 매운 맛의 정도를 3가지로 나눠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손님들의 인기가 가장 높은 버섯낙불삼철판볶음 요리는 국내산 삼겹살과 낙지를 매콤한 소스에 버무린 다음 그 위에 각종 버섯을 올리고 홍고추, 청고추까지 얹어 한껏 멋을 내 마무리했다. 지글지글 끓는 불판 위에 각종 재료와 양념이 한데 어우러지기 시작하면 버섯낙불삼철판볶음의 새빨간 유혹이 시작된다.
불세기를 조절해 자작하게 졸인 뒤 요리가 완성되면 각종 재료와 함께 곁들어 먹는 재미가 찾아온다. 먼저 상추에 큼지막한 낙지, 양념 배인 삼겹살과 버섯을 얹어 한 입 크게 쌈을 싸먹으면 향긋한 상추향과 함께 매콤한 양념에 버무린 각종 재료들이 어우러져 맛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살짝 데친 콩나물과 곁들어 먹으면 아삭한 식감은 더해지고 혀끝으로 시원하고 깔끔한 뒷맛까지 전해진다. 아예 콩나물이 담긴 대접에 밥 한공기 넣어 철판볶음 한 국자 덜어 비벼 먹어도 된다.
단골들은 이 집 철판볶음 요리를 일컬어 자꾸만 구미를 당기는 매콤한 맛과 푸짐한 양 덕분에 술안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말한다. 철판에 남은 양념에다가 밥을 넣고 비빈 다음 김 가루까지 듬뿍 얹어 완성된 볶음밥이야말로 밥도둑이 따로 없다고 덧붙였다.
주부 한모(44·북구 흥해읍)씨는 “쭈꾸미나 낙지 등 요즘 유행하는 볶음 요리들에 비해 조미료 맛이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기분 좋은 매콤함과 함께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구미를 당기게 한다”고 말했다.
(문의 054-272-2782, 월요일~토요일 오전11시~자정까지, 일요일 오후10시까지, 연중무휴)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