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탕수제비 한 그릇이면 우울증 싹~”

▲ 남구 이동에 위치한 해장국 맛집 어탕.

남녀의 음식 선호도가 확연히 드러나는 메뉴 중의 하나가 바로 어탕이다. 남자들에 비해 여자들의 경우 어탕이라는 말을 듣기만 해도 으레 질색부터 하거나 인상을 찌푸리는 이들이 많다.

남구 이동의 `어탕`집은 오히려 여자 단골들이 적극 추천하는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비리지 않고 오히려 얼큰하고 담백한 국물을 맛본 이들은 어탕에 대한 `편견`을 깼다며 그 맛을 칭찬한다.

이 집은 호남에서 직접 공수해온 붕어를 넣어 푹 고아낸 국물로 해장국을 만든다. 붕어는 소화흡수가 잘 되고 피부 미용과 기력 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양만점 붕어를 남녀노소 누구나 거부감 없이 맛볼 수 있도록 수제비를 넣어 끓여내 그 효능을 널리 알린 것이다. 해장국 메뉴로는 손수제비, 칼국수, 만두 등 입맛에 따라 재료를 선택해 먹을 수 있으며 가격은 모두 6천원이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해장국이 등장하면 식욕을 자극하는 구수한 향과 빨간 국물에 손이 먼저 반응한다. 평소 어탕이 비릴 것이라고 오해하던 이들도 일단 국물부터 한 숟갈 맛보고 나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걸쭉하면서도 얼큰하고 담백한 맛에 부드러운 생선죽을 먹는 느낌이다. 취향에 따라 재피 가루를 넣으면 더욱 깊은 풍미가 전해진다.

 

▲ 붕어를 넣어 푹 고아낸 국물에 얇게 뜬 수제비를 넣어 만든 어탕손수제비. 담백하고 얼큰한 국물 맛에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을 정도다.
▲ 붕어를 넣어 푹 고아낸 국물에 얇게 뜬 수제비를 넣어 만든 어탕손수제비. 담백하고 얼큰한 국물 맛에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을 정도다.

얇게 반죽을 뜬 수제비는 어탕과 잘 어우러지면서 특유의 쫀득한 식감을 자랑한다. 국물 속 깻잎과 함께 건져 먹으면 향긋한 냄새가 코끝으로 전해진다. 반면 밥공기의 3분의 1정도 담긴 유난히 적은 밥 양에 실망할 수도 있다. 일명 `매너 밥`으로 불리는데 어탕에 들어간 수제비만으로도 그 양이 많지만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 양껏 먹을 수 있도록 나름대로 배려한 것이다.

직장인 김모(32·여)씨는 “생선 특유의 비린내가 싫어 평소 추어탕은 입에도 대지 않지만 이 집 어탕은 맛이 좋아 오히려 한번씩 먹고 싶은 생각이 든다”며 “특히 비오는 날엔 어탕수제비 한 그릇과 빈대떡을 함께 먹고 나면 우울한 기분까지 한 방에 날아간다”고 말했다. (문의 054-284-6288, 오전11시~오후9시, 매달 첫째·셋째 일요일 휴무)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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