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탕수제비 한 그릇이면 우울증 싹~”
남녀의 음식 선호도가 확연히 드러나는 메뉴 중의 하나가 바로 어탕이다. 남자들에 비해 여자들의 경우 어탕이라는 말을 듣기만 해도 으레 질색부터 하거나 인상을 찌푸리는 이들이 많다.
남구 이동의 `어탕`집은 오히려 여자 단골들이 적극 추천하는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비리지 않고 오히려 얼큰하고 담백한 국물을 맛본 이들은 어탕에 대한 `편견`을 깼다며 그 맛을 칭찬한다.
이 집은 호남에서 직접 공수해온 붕어를 넣어 푹 고아낸 국물로 해장국을 만든다. 붕어는 소화흡수가 잘 되고 피부 미용과 기력 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양만점 붕어를 남녀노소 누구나 거부감 없이 맛볼 수 있도록 수제비를 넣어 끓여내 그 효능을 널리 알린 것이다. 해장국 메뉴로는 손수제비, 칼국수, 만두 등 입맛에 따라 재료를 선택해 먹을 수 있으며 가격은 모두 6천원이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해장국이 등장하면 식욕을 자극하는 구수한 향과 빨간 국물에 손이 먼저 반응한다. 평소 어탕이 비릴 것이라고 오해하던 이들도 일단 국물부터 한 숟갈 맛보고 나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걸쭉하면서도 얼큰하고 담백한 맛에 부드러운 생선죽을 먹는 느낌이다. 취향에 따라 재피 가루를 넣으면 더욱 깊은 풍미가 전해진다.
얇게 반죽을 뜬 수제비는 어탕과 잘 어우러지면서 특유의 쫀득한 식감을 자랑한다. 국물 속 깻잎과 함께 건져 먹으면 향긋한 냄새가 코끝으로 전해진다. 반면 밥공기의 3분의 1정도 담긴 유난히 적은 밥 양에 실망할 수도 있다. 일명 `매너 밥`으로 불리는데 어탕에 들어간 수제비만으로도 그 양이 많지만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 양껏 먹을 수 있도록 나름대로 배려한 것이다.
직장인 김모(32·여)씨는 “생선 특유의 비린내가 싫어 평소 추어탕은 입에도 대지 않지만 이 집 어탕은 맛이 좋아 오히려 한번씩 먹고 싶은 생각이 든다”며 “특히 비오는 날엔 어탕수제비 한 그릇과 빈대떡을 함께 먹고 나면 우울한 기분까지 한 방에 날아간다”고 말했다. (문의 054-284-6288, 오전11시~오후9시, 매달 첫째·셋째 일요일 휴무)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