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의 도시 포항시를 52만 중견도시로 급성장시킨 그 힘이 포스코에서 나왔다. 포스코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지역사회뿐 아니라 국가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깊은 관심의 대상이 된다. 특히 포스코의 인사는 관심의 핵심이다. 인사행정, 조직관리, 재무행정은 경영과 행정의 3대 요소이고, 인사가 만사여서, 그 인사를 보면 포스코가 나아갈 향방을 가늠하게 된다.

포스코가 2월 2일자로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는 데, 당초보다 한 달여 늦어진 인사여서 유무형의 손실을 걱정하는 소리도 있다. 특히 승진인사와 출자사 사장단 인사 등은 3월 주총 후 단행될 예정이어서 새해 시작과 함께 새로운 기분으로 업무를 시작하는데 지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그래서 임원인사를 매년 연말로 정례화하고, 주총도 앞당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안도 나온다. 포스코 내부 사정을 최우선으로 감안해야 하지만, 외부의 의견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출자사로 이동하는 포스코 전임 집행임원들의 경우 3월로 예정된 각 출자사 주총에서 등기임원으로 공식 선임받아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어 한 달 이상 인사지연에 따른 업무공백을 피할 수 없고, 이로 인한 경영상의 손실 또한 불가피할 것이니, 이 점이 걱정이다.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스피디하지 못한 인사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인사·조직·재무가 톱니를 정확히 맞춰서 돌아가지 못할 때 기업의 경쟁력 또한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들은 “당초 계획보다 한 달 가량 인사가 늦어지고 출자사 사장단 인사 역시 3월 주총 이후로 넘어가면서 국내 타 그룹사보다 2, 3개월 늦은 새해 출발을 하게 됐다”며 “어수선한 인사분위기를 최소화하고 글로벌 초스피드경영에 매진하기 위해서는 연말 임원인사 및 조기 주총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바둑을 두는 대국자보다 옆에서 관전하는 사람이 수(手)를 더 잘 읽는다 하니, 외부의 조언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포항제철소장과 광양제철소장을 동시에 교체했다. 포항제철소장에는 김학동 SNNC 대표가 발탁됐는데, 이는 출자사 대표에서 제철소장으로 보임된 최초의 사례이다. 안동일 소장은 포항 출신으로 제철소 설비분야 최고 전문가이다. 총 10여명의 임원이 출자사에서 포스코로 옮기는 등 30여명의 임원이 회사를 옮기게 됐는데, 이는 다양한 업무경험을 쌓게 하기 위함이다.

우리 지역의 관심은 김학동 신임 포항제철소장에 쏠린다. 강원도 홍천 출신으로 서울대 금속공학과와 카네기멜론대 재료공학과를 나와 포스코에서 잔뼈가 굵은 인재이다. 포항제철소는 그동안 지역친화적 경영에 많은 관심을 쏟았는 데, 변함 없는 지역협력사업을 이어가고, 지역민들에게 사랑받는 제철소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