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갑 표면에 시꺼멓게 그을린 폐사진을 부착해 흡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방안을 두고 그동안 반대의견도 많았고, 결국 지금까지 `흡연권 존중`의견에 막혀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담배값의 대폭적인 인상과 흡연금지구역 대폭 확대와 때를 맞춰 “차제에 담배 끊자”는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경고그림 부착이 실현될 여건이 마련되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금연을 올해의 가장 중요한 건강증진정책으로 추진할 방침이고, 상반기 안에 흡연 경고그림을 도입하고, 당구장과 스크린골프장 등을 새로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겠다고 했다.

현행 건강증진법에는 체육시설 중 야구장과 축구장 등 1천명 이상 관객을 수용하는 대규모 체육시설만 금연구역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법을 개정해서 그 구역을 확대함으로써 국민건강을 도울 생각이다. 바둑을 두는 기원은 언제나 연기로 가득하다. 수(手)를 골돌히 생각하는 바둑애호가들 중에 골초가 많다. 담배가 생각을 돕고, 위기에 몰려 답답한 마음을 풀어준다고 믿기 때문인데, 이는 터무니 없는 생각이다. 기원측은 반대하겠지만, 기원의 금연구역 지정도 생각해볼 일이다.

2월부터는 흡연자가 보건소뿐 아니라, 동네 병·의원의 금연클리닉에 등록하면 12주간 6차례 상담하고, 금연보조제 투약에 드는 비용을 지원한다. 담배는 중독성이 있는 마약(미국은 마약으로 지정)의 일종이라 끊는 일은 혼자의 힘으로 해내기 어렵고, 보건기관의 도움을 받으면 훨씬 쉽다. `금단증세`란 것이 있어서 “담배를 못 피우면 정상적인 생활을 못 할 것 같은 위기감”이 들고, 흡연자는 그 고통에 쉽게 굴복한다. 그러나 전문기관이 조력하면 위기감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

폐내시경으로 흡연자의 폐를 찍어 TV에 공개한 적이 있었는데, 검게 그을린 폐의 모습은 참으로 끔찍했다. 자기의 폐가 그 지경이 되고 있다는 것을 흡연자들은 의식하지 못하고 단지 `흡연의 즐거움`만 인식할 뿐인데, 그러는 동안 몸은 형편 없이 망가지고, 건강보험기금을 갉아먹어 개인과 국가의 손실을 초래한다. 따라서 `흡연 경고 그림`을 담배갑에 부착해서 흡연의 위험성을 직접 눈으로 보게 해서 `담배를 혐오하게 하는`감정을 불러 일으킬 필요가 있다. 담배사업을 민간기업에 맡긴 나라들에서는 이런 `혐연(嫌煙)정책`을 쓰기 어렵지만, 국가의 전매사업으로 돼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실현가능하다.

흡연은 골다공증 위험성을 높이고, 허리통증을 유발시키는 등 뼈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흡연이 폐암이나 호흡기 질환을 불러온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밖에도 수많은 질병의 원인이 되는 흡연이다. 8가지 암을 유발하고, 간접흡연 또한 위험하니, 자식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담배를 끊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