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했던 현장 표정

“와르르하고 휩쓸리는데 순간 아차, 싶었죠!”

사고 발생 당시를 떠올리던 근로자 곽모(41)씨의 눈동자가 잠시 허공에 머물렀다. 그는 “작업 중에 뭔가 느낌이 이상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어요. 조금만 늦었더라면...”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사고 직후 현장은 높이 40m, 길이 40m 가량의 철제 비계가 건물 왼쪽에 걸쳐진 채 오른쪽 부분이 바닥으로 힘 없이 무너져 오는 4월 완공을 앞둔 신축 건물이 45도 가량의 각도로 반쯤 모습을 드러냈다. 일대를 지나가던 차량들이 하나둘씩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자 자동차 경적 울리는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눈앞에 펼쳐진 사고 현장을 전하고자 휴대전화를 꺼내 든 시민들 사이에서는 카메라 셔터음이 이어졌다.

증축 공사장 바로 맞은편 건물에서 근무하던 양모(56·여)씨는 “구조물이 무너지는 소리는 듣지 못했지만 구급차 소리에 밖을 내다보니 눈 앞에 아수라장이 펼쳐졌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로 작업 근로자 3명이 부상을 당했다.

왼쪽 귀가 찢어져 얼굴에 붕대를 감은 강모(42)씨는 “온몸이 쑤시는데다 귀가 아파 입을 벌려 말하는 것도 불편하다”며 “3층 외벽에 매달려 작업을 하던 도중 갑자기 위에서 자재가 떨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동료 곽씨는 “디딤판을 밟고 외벽에 돌을 끼워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구조물이 무너질 듯한 조짐이 느껴져 3층 건물 안으로 다급하게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곽씨는 왼쪽 무릎 살갗이 까지고 멍이 들어 응급처치를 받았다. 또 다른 부상자 홍모(37)씨는 왼쪽 다리와 오른쪽 팔에 타박상을 입고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포항세명기독병원은 이날 오후 부상자들이 진료 및 응급처치를 받은 뒤 귀가했다고 전했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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