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택시 타고 거제도로
40만원 요금 요구하자 도주
뒤쫓은 기사에 흉기로 저항
탑승 이유·행적 등 `아리송`

한밤중에 포항에서 택시를 타고 경남 거제도까지 346㎞를 이동한 뒤 택시비를 떼어 먹은 것도 모자라 뒤를 쫓은 택시기사에게 흉기를 들이댄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였다.

포항의 오징어 가공공장에서 일 했다는 이 남성이 지불하지 않은 택시 요금은 40만원에 달했는데, 그의 주머니에는 단돈 1만원이 전부였다.

사건이 알려지자 포항에서 택시에 승차한 지점인 남구 장기면에서 유일한 수산물 가공공장에 공교롭게도 같은 성을 가진 직원이 있었지만 연령 차 등으로 볼 때 동일인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택시 요금을 내지 않으려고 기사를 흉기로 위협한 혐의(협박·사기 등)로 오모(23)씨가 검거돼 조사를 받고 있다.

오씨는 지난 25일 새벽 3시께 포항시 남구 장기면에서 택시를 탄 후 경남 거제도로 가줄 것을 요구했다. 오씨는 오전 7시 50분께 목적지에 도착해 택시 기사 김모(54)씨가 택시비 40만원을 요구하자 문을 열고 갑자기 달아났다. 오씨는 얼마 뒤 뒤쫓아간 김씨에게 붙잡혔으나, 이 과정에서 흉기로 위협하며 저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오씨는 포항의 한 오징어 가공공장에서 일하는 직원으로 자신을 소개했으며 경남에 있는 친구가 보고 싶어 충동적으로 택시를 탔다고 진술했으나 석연찮은 점이 적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오씨가 `경남에 친구를 보러왔다`는 등 택시를 탄 이유에 대해 횡설수설하고 있다”면서 “수중에 갖고 있던 돈이 1만원인 것으로 봐서 처음부터 택시비를 지불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징어가공업소인 장기면의 H수산 측은 “연락을 받고 처음에는 오씨와 성이 같은 한 사원을 지목했지만 나이가 다른 데다 1주일째 종적을 감춰 실종신고를 내놓은 상태여서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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