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상가聯 등 100여명
주말 죽도시장에서 전개
상인 “손님 맞기도 바쁜데…”
고객 “복잡한 시장통에 왜?”

▲ 지난 24일 발디딜 틈조차 없는 복잡한 죽도시장에서 관계자들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호객행위야 당연히 사라져야 하겠지만 사람이 북적거리는 주말에 굳이 캠페인을 벌여야 하나요?”

지난 24일 오후 경북동해안 최대의 죽도시장에서는 북새통 속에 이색적인 캠페인이 벌어졌다. 포항시가 오는 3월말 KTX포항역 개통을 앞두고 죽도시장 상인들에게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호객행위 등을 하지말자는 캠페인을 진행한 것이다.

이날 캠페인에는 포항북부경찰서, 죽도시장상가연합회, 소비자감시원 등 유관단체 관계자 100여명이 참여했고, 이들의 어깨띠와 피켓에는`친절하고 청결한 손님맞이. 바가지 요금 근절`이라는 문구 등이 적혀 있었다.

행사 참가자들은 죽도시장 공용주차장에서부터 어시장 골목길에 이르기까지 시장 곳곳을 누비며 상인들에게 친절하게 손님을 맞자고 열심히 설명했으나 상인들은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었다.

문제는 수만명이 찾는 복잡한 주말에 왜 하필 이곳에서 캠페인을 벌여야 하느냐다. 이들은 30~40분간 시장을 오가면서 가뜩이나 인파가 몰려 발디딜 틈도 없는 시장에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지나친 호객행위와 바가지요금을 근절해 깨끗한 시장 이미지를 만들자는 취지는 좋지만 외지인들에게는 자칫 불쾌감을 안겨 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상인 최모(54·여)씨는 “주말에는 손님들을 상대하기도 바쁜데 캠페인까지 벌어져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이런 캠페인은 방문객이 적은 평일 낮 한적한 시간대에 하는 것이 상인에게도, 손님에게도 좋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관광객 이모(41·대구 수성구)씨는 “모처럼 죽도시장을 찾았는데 복잡한 시장통에서 캠페인까지 열려 짜증났다”며 “외지인을 우선 배려하는 모습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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