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북 구미에서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이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젊은이들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창의와 혁신의 공간, 편리한 생활인프라를 구비한 창조경제의 거점”이라고 했다. 이 센터는 삼성이 중심이 되고,`젊은이들이 활발히 아이디어를 내고 대기업이 이를 산업화하는 것`이 지향점이다. 시들어가는 벤처 불씨를 다시 살릴 생각이다.

독일이나 스위스 같은 유럽의 국가들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돼 있다. 대기업은 그 중소기업들이 만들어낸 부품을 단순히 조립하고, 중소기업이 발굴한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는 역할을 한다. 일본도 중소기업의 위상이 튼튼하다. 대기업의 하청업체가 아니라, 중소기업이 특화되면서 대기업은 중소기업들 없이는 존립할 수 없는 수평관계다. 미국 NASA에 부품을 납품하는 일본 기업은 놀랍게도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이다. 한가지 품목에 집중해서 세계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이다. 일본에서 노벨과학상을 받은 연구가들 상당수가 중소기업 연구실 출신들이다.

우리가 주창하는 창조경제도 절은이들의 연구 개발 노력을 지원해서 새로운 제품을 제조해내고 발전된 기술을 창출해내는 일이다. 박 대통령은 독일과 스위스를 국빈방문하면서 “이 나라 젊은이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나”를 주로 살폈고, 한국 젊은이들에 길을 열어주는 일에 관심을 기울였다. `대기업 선호 분위기`때문에 취업을 못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므로,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발전시키고 젊은이들이 여기서 활기차게 일할 여건을 마련해주려는 것이다.

대통령은 또 중소기업이 IT의료기기, 첨단로봇, 탄소복합부품 등 7개 유망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 했다. 중소기업이 단순히 대기업에 종속되는 하청업체에 머물면 안 되겠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개발한 젊은이들이 진출해서 보람차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것이라 한다. 중소기업이지만 대기업에 못지 않은 대우를 해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기업에 들어가서 심부름만 할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에서 마음껏 연구에 몰두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학산될 때 창조경제는 꽃을 피울 것이다.

당초 전국 17개 지역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할 계획이었지만, 포스코와 포항시의 제안에 의해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가 하나 더 추가되어서 18개로 늘었다. 포항은 이강덕 시장 체제 이후 산·학·연·관 협력만이 포항의 미래를 약속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포스코는 협력업체들과의 상생노력이 남다른 대기업으로 정평나 있으며, 파이넥스 공법을 새로 개발해 세계 최고 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포스코와 포스텍은 이미 창조경제를 실천해오고 있었으니, 이번에 혁신센터 설립으로 그 행보에 속도를 더하게 됐다. 포항의 미래가 여기서 창조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