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국 포항시의회 의원

로컬리티 건물에서 `브리게이드`(Brigade) 식당까지는 버스로 10분 정도이다. 템즈강을 건너 영국연방법원 앞 주차장에 주차하고 5분 정도 걸어 식당에 도착했다. 템즈강을 건널 때 버스 차창 저 멀리 런던브리지를 보는 것으로 영국의 볼거리는 다본 셈이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식당은 한산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말쑥하게 차려입은 런던 시민들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영국 런던은 장기실업자나 장애자 같은 취약계층을 적극 돕는 다양한 사회적 기업들이 활동 중이다. 그 중 한곳이 방문한 `브리게이드`레스토랑이다. 더불어 함께 일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노숙자와 범죄자 등 사회극빈층을 요리사로 길러내는 곳으로 관심을 모으는 곳이다.

첫 시작은 2006년 설립자이면서 요리사인 사이먼 보일이 시작했고, 그후 보일은 작은 주방을 임대해 노숙자 3~4명을 대상으로 요리에서 손님 응대 방법 등 다양한 기술을 가르쳤다. 5년 동안 런던을 중심으로 16~60세 다양한 연령의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교육하면서 요리학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2011년에 소방서 건물을 인수하면서 현재의 브리게이드 레스토랑을 만들었다. 정부에서 노숙인에게 지급하는 교통비 뿐이고, 나머지 모든 비용은 레스토랑에서 지원한다. 그들의 사회적 풍요는 약자를 배려하는 곳에서 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브리게이드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 후 런던의 서쪽에 위치한 베드제드(Bedzed) 주거단지 기관 방문이 예정돼 있었다.

영국 런던의 남쪽 써튼(Sutton) 자치구에 2002년에 가장 먼저 건설됐고 가장 규모가 큰 친환경 탄소제로 마을인 작은 주거단지(82가구)인 베드제드(Bedzed). 베딩톤 제로 에너지 개발(Beddington zero Energy Development)이란 뜻으로, 석유와 석탄 등 화석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개발한 지역이라는 뜻이다. 한적한 베드제드에 들어서면 빨강과 노랑, 파랑, 초록 등 알록달록한 닭 벼슬모양의 환풍기가 달린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어린이 방송프로그램인 텔레토비에 나오는 집을 닮았다고 해서 텔레토비 마을로 불린다. 베드제드는 원래 쓰레기가 버려지던 공장터였다. 그러다가 환경컨설팅 기구인 바이오리저널과 친환경 건축가 빌 던스터, 그리고 자선단체인 피바디 트러스트 등이 친환경주택단지로 개발해서 탄소제로 도시 개발의 모델로 주목 받게 된 마을이다. 베드제드의 가장 큰 특징은 탄소배출을 하지 않도록 되어 있는 건축 설계이다. 앞에 언급한 텔레토비의 집 같은 형형색색의 환풍기가 바람에 따라 회전하는데, 열 교환기가 부착돼 있어 바깥의 찬 공기가 실내의 더운 공기와 섞이면서 따뜻해지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난방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집들은 모두 남향으로 지어져 있고 남쪽 벽면은 온통 유리로 돼 있어 온실처럼 태양열을 공급한다.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으로 불을 켜지 않아도 환해서 전기 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추운 스칸디나비아에서 수입한 3중창으로 에너지 낭비도 최소화 했다.

베드제드에서 소비되는 전기의 20%가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집열판을 통해 생산되고, 잔디는 빗물을 흡수해 저장하고 이 빗물은 지하에 설치된 빗물탱크로 보내져 정화과정을 거친 다음 화장실과 정원에서 재활용된다. 이런 시설로 인해 베드제드의 사람들은 물 소비량을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수도꼭지 또한 물이 많이 나오지 않게 만들어졌다. 전기와 가스계량기도 주방의 한 쪽에 설치돼 있어 수시로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고 베드제드의 건물에는 가정집과 사무실이 함께 있다. 낮에 햇빛이 잘 드는 남쪽은 가정집으로, 컴퓨터 등 사무기기에서 발생하는 열로 공간이 따뜻해질수 있는 북쪽은 사무실로 사용한다. 탄소배출 제로인 베드제드의 건물은 주민들의 생활양식까지 바꾸는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나라도 베드제드와 같은 방식으로 대규모 아파트식 주택을 도시 옆 근교에 짓는다면 화석연료 고갈시대를 맞아 대체에너지를 이용하는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