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세계가 조류 인풀루엔자로 호된 몸살을 앓는다. 날아다니는 철새에 의해 감염되는 질병이어서 예방이 매우 어렵다. 다만 사람들은 방역제를 살포하고, 확산을 방지하고, 사람에 감염됐을 때 이를 치료하는 후속조치나 할 뿐이다. 그런데 AI가 가져다 주는 피해는 너무나 심각하다. 농가는 물론 오리나 닭 등을 취급하는 식당들은 문을 닫아야하는 처지에 몰린다. 섭씨 75도 이상에서 5분만 가열하면 인체에 감염될 염려가 없다고 아무리 홍보를 해도, 그것이 식품이기 때문에, 단순히 찜찜하다는 이유로 가금류 요리를 피한다. 중국에서 AI 전문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다가 자신이 감염되어서 사망한 일이 있어서 가금류 요리를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더 심해졌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구제역으로 몸살을 앓는다. 발톱이 갈라진 가축류에서만 나타나는 질병이라 해서 그런 병명이 붙었다. 이 병은 철새류에 의해 전염되는 병이 아니어서 예방과 치유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다 키운 돼지 소 등 가축을 매몰처분하는 사람들은 그 처절한 가축들의 움음소리가 귓가에 한동안 맴돌기 때문에 심한 `악몽`에 시달린다. 구제역이 사람에게는 전염되지는 않지만 담당자들은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래 저래 가축전염병은 인간에게 큰 피해를 주는 것이다.

국가간에 가축전염병 공동대처 MOU를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인근 국가들끼리 AI 등에 대해 정보교환을 하고 공동방제를 하고, 약품을 개발하는 등 협력해서 대응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7월 한·중 정상회담때 AI와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에 대해 공동대처하자고 합의했고, 최근 양국 방역당국들이 구체적인 대책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우리나라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중국 동물보건역학센터(현장방역 담당)와 하얼빈 수의연구소(백신 등 약품 개발과 진단기법 연구) 등 2개 관계기관과 MOU를 체결하고, 공동대응키로 했다.

최근 전북 김제의 한 오리농가에서 AI가 발생했는데, 전주시 보건소는 `AI 인체 감염 대책반`을 구성해 24시간 방역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AI가 인체에 감염되면 기침·인후통·호흡곤란·고열 등이 생겨 감기나 독감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인체에 감염됐을 때 한국산 김치가 특효라는 말이 중국에 퍼져 한국김치가 동난 적도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김치를 즐겨 먹는 한국인에게는 별로 문제가 된 적은 없다.

최근 경주시 산내면 대현리에서 AI가 발생, 본격적인 방역에 들어갔는데, 살처분 매몰 소독 통행차단 등으로 퇴치가 가능하니 크게 걱정할 것은 없지만, 다만 양계업자와 식당 등의 피해가 문제다. `75도씨에서 5분이상 가열`을 생각하면서, 관련 산업에 2중의 피해를 주지는 말았으면 한다. 늘 과민반응이 문제를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