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가 집행부의 예산낭비 사례를 조목조목 따져 질타했다. 최근 열린 대구시의회 제230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김혜정 의원은 “최근 버스 승객은 줄고 있는데도 시의 버스업체 재정지원금은 증가한다”면서, “버스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적정규모로 통폐합해야 할 것”이라 했다. 김창은 의원은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되면 버스의 운송수입은 6~7% 감소한다”며 연간 7천억원을 투입하는 준공영제 이행합의서를 폐기하고 대구시가 관리 감독할 수 있는 합의서를 다시 작성할 것을 주문했다.

또 김원구 의원은 5분발언에서 “달성2차산업단지 소각시설은 355억원을 들여 조성했지만 6년이 지나고도 정상가동을 못해 시민혈세만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며 그럼에도 폐기물업체나 대구시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인건비와 전력비, 수선유지비, 시설물 보험료 등으로 모두 19억여만원이 지출됐고, 사용도 하지 않은 중요설비 고장으로 4억8천여만원을 지급했다”며 혈세 낭비를 지적했다.

또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행정사무감사에서 대구시교통연수원의 허술한 행정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이귀화 의원은 “이사회 임원과 대의원이 중복 선출되면서 임원과 대의원이 한통속이 돼 일방적으로 원안가결 되게 했다”며, “특히 세입·세출 결산안과 정관개정안 등을 승인 의결한 것은 분명 정관에 위배됐으므로 임원과 대의원 겸직에 대한 정관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창은 의원은 구내식당 냉난방 공사를 수의계약한 것과 예식장으로 리모델링하고도 예식건수가 단 한 건도 없다는 것은 예산낭비의 대표적 사례라고 질타했다. 강신혁 의원은 교육대상자에 대해 운수업체와 보험회사가 사전영업활동을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부실행정, 예산낭비 사례들은 비단 대구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포항시에도 있다. 등산로의 안전을 위해 이용되던 목재 데크가 어느새 도심지에도 들어왔는데, 이것이 또 돈만 먹는 애물단지로 예산낭비의 전형적인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당초에 대리석 등으로 했으면 무난했을 것을 나무제품으로 바닥을 깔아놓으니 습기에 썩기 마련이고, 이것을 교체 수리하는데 연간 적잖은 시민혈세가 들어간다. 시 공무원은 “나무가 썩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오일 스테인을 이용하지만, 기둥이 속부터 썩어들어가는데는 속수무책”이라 했다.

중앙상가 실개천거리, 시청 문화동 입구, 포항새마을운동발상지 기념관 입구 등의 나무바닥재가 썩어들어가 재시공이 불가피하고, 매년 대리석으로 교체하는 비용이 적지 않다. 들이지 않아도 될 예산을 낭비하고도 책임지는 공무원이 없다. 시민혈세를 낭비하고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넘어간다. 이러고도 공무원노조가 연금개혁에 반대할 명분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