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반 50㎝ 내려앉아 사고 위험 높은데도 강행
장비 주차장 점거·분진발생 등도 주민들 불만

▲ 하수관거사업으로 파놓은 대방한양아파트 앞 도로가 50㎝가량 내려앉아 있는 모습.

포항시에서 진행 중인 하수관거공사로 인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24일 늦은 밤. 포항시 북구 장성동 대방한양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승용차를 몰고 귀가하던 도중 아파트 앞 도로에서 갑자기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차가 기우는 것을 직감했다.

급하게 차를 멈추고 주위를 살피던 A씨가 발견한 것은 물웅덩이에 깊게 빠진 차바퀴. A씨는 천천히 웅덩이를 빠져나가려 했으나 바퀴는 생각보다 깊게 빠져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며칠간 내린 비 때문에 생긴 얕은 웅덩이인 줄 알았으나 실제로 그 깊이는 약 50㎝에 달했던 것이다.

이렇듯 포항시 곳곳에서 시행 중인 하수관거공사가 주민에게 각종 불편을 초래하며 안전을 무시하고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대방한양아파트 앞 도로에서는 하수관거공사와 함께 상수도누수방지공사가 함께 진행되면서 공사 지반이 50㎝가량 내려앉아 차량통행에 피해를 주고 있고, 공사장비의 주차장 점거와 분진 등으로 아파트 주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또한, 가포장 없이 방치된 도로와 먼지를 줄이기 위해 물을 뿌리는 작업도 찾아볼 수 없어 공사를 진행하는 업체가 공사비를 절감하려고 주민의 안전을 무시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 아파트 주민은 “약 3주 전부터 시작된 공사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소음은 참는다 치더라도 매일 아침 자동차에 쌓인 먼지와 주차장에 방치된 공사장비들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해당 공사에 대해 ㈔경북환경시민연대 김길현 사무총장은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침하를 막도록 가포장 공사를 하는 것은 필수다”며 “아무리 BTL(Build-Transfer-Lease) 민간투자사업이라 해도 이를 관리·감독하는 것은 철저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BTL사업의 경우 담당 감리가 현장을 순찰하면서 안전 등 공사진행 사항을 감독하고 있다”며 “불편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서는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이런 부분의 재발방지를 위해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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