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정답 발표… 평가원장 “사태에 책임” 자진사퇴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출제 오류 논란이 일었던 영어 8번 문항과 생명과학Ⅱ 25번 문항이 결국 복수정답으로 인정됐다.

이같은 사태의 여파로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김성훈 평가원장은 책임을 인정하고 자진사퇴했다.

평가원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5학년도 수능 정답을 확정·발표하고 김 원장의 사퇴사실을 전했다.

지난 13일 수능정답(가안)이 발표된 이후 17일까지 평가원 홈페이지에 접수된 이의 신청은 총 1천338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중복 등을 제외한 실제 심사 대상은 131개 문항 1천105건이었다.

평가원은 관련 학회 자문, 이의심사실무위원회와 이의심사위원회의 심사 등 해당 절차를 거쳐 131개 문항 중 129개 문항에 대해서는 `문제 및 정답에 이상 없음`으로 판정했다.

그러나 논란이 된 영어 25번 문항은 평가원이 정답으로 제시한 ④번 외에 ⑤번도 정답으로 판정했고, 생명과학Ⅱ 8번은 또한 ④번 외에 ②번도 정답으로 인정키로 했다.

평가원은 이의신청 심사 기간에 생명과학Ⅱ 8번 문항에 대해 생화학분자생물학회, 한국미생물학회, 한국생물교육학회 등 관련 학회 3곳에 자문을 의뢰하기까지 했다.

8번 문항의 그림에서 ㉠은 조절유전자, ㉡은 프로모터인데, 논란이 되는 보기 `ㄱ`은 RNA 중합효소가 `㉠(조절유전자)에 결합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평가원은 전문 학회의 의견과 내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표현상의 문제로 인해 해석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보기`의 선택지 중 `ㄱ`과 `ㄴ`을 모두 참으로 판단하거나 `ㄴ`만 참으로 볼 수가 있어 `ㄴ`만 참으로 한 ②번도 정답으로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조용기 수능본부장은 “유전자에 프로모터가 포함되느냐 안 되느냐, 결합한다는 것이 동작인가 상태를 뜻하는가에 따라 해석이 갈린다”며 “이 중 프로모터가 유전자에 포함되지 않고 결합이 동작으로 보면 보기 `ㄱ`이 옳지 않은 진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어 25번에 대해서는 `percent`는 백분율을 나타내고, `percent point`는 백분율 간 차이를 나타내기 때문에 `percent`라고 표현한 답지 ⑤번은 주어진 그래프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복수정답 인정 사유를 밝혔다.

김성훈 평가원장은 브리핑을 마치고서 “올해는 작년과 같은 문항 오류를 막기 위해 출제 및 검토 과정을 보완하고자 최선을 다했으나 또다시 흠결을 가진 문항을 출제하게 됐고, 수험생과 학부모, 교사들에게 혼란과 불편을 드렸다”며 이번 사태에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평가원장이 수능 출제 오류와 관련 사퇴한 것은 2004학년도, 2008학년도 이후 이번이 세번째다.

교육부는 현장의 의견도 수렴해 내년 3월 최종 개선안을 수립, 2016학년도 수능기본계획에 반영하고 실제 적용은 내년 6월 모의평가 때부터 할 예정이다.

이의신청이 제기된 131개 문항에 대한 심사결과는 평가원 홈페이지(www.kice.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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