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가을여행 5選
경주 Ⅱ

▲ 분황사의 단풍나무도 제철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었다.
▲ 분황사의 단풍나무도 제철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었다.

Grace Gyeongju! 말 그대로 가을이면 신라 천년의 고도는 어김없이 `기품있는 도시, 경주(Grace Gyeongju:기품 경주)`로 변한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국제 관광도시, 경주는 보름 전부터 물들기 시작한 단풍이 전통적인 사적지를 위주로 최근 절정을 이루면서 외지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기상청의 전망에 따르면 경주의 단풍은 이달 초순까지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여 관광객들이 대거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주는 고속도로와 국도, 철도 등 교통망이 촘촘한 등 높은 접근성으로 인해 전국 팔도에서 관광과 힐링을 하려는 사람들이 가족단위 또는 나홀로 찾아와 시내 곳곳에 산재한 게스트하우스와 팬션, 호텔 등에 분산해 머물면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경주는 앞서<본지 10월29일자 10면> 소개한 감포와 주상절리, 양동마을, 보문단지,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외에도 도심의 동부사적지대를 비롯해 통일전, 도리마을, 대릉원 돌담길, 무장봉 등을 찾으면 낙엽 소리를 들으며, 계절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지금 경주의 전통적인 관광지를 찾아 사진을 찍으면 모두가 한 장의 그림과 같아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된다.

하늘로 치솟은 통일전 은행나무 터널 길 걸으며 힐링
야생화원 등 산속 고요함 즐기려면 산림환경연구원 `딱`
무장봉 148만㎡ 은빛물결, 억새 군락지에 탄성이 절로


□동부사적지대

경주의 심볼이나 다름 없는 첨성대를 중심으로 펼쳐진 잔디공원을 지나 교촌에 이르는 드넓은 공원은 일상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여유롭게 거닐기에 제격인 곳이다. 잔디밭과 대릉, 세월을 담은 고목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마치 유럽의 유명 `파크`에 온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첨성대 옆의 오래된 감나무 부부는 주홍색 감을 감당하기 어려울만큼 많이 달고 있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신라 건국 초부터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첨성대와 반월성 사이의 숲, 계림(경주 교동)은 고목들이 그 기품을 서로 뽐내며 버티고 서 있는 신라 장군들의 기세다. 그 사잇길로 비단벌레전동차를 타노라면 서로 모르는 사람들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마차를 타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며 추억을 만들 수 있다.

특히 대릉원 돌담길은 벚나무에 단풍이 물들어 하나 둘 떨어지면서 연인들이 걸으며 사랑을 확고히 다지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혹시라도 사색이 필요하다면 입장료 2천원을 내고 대릉원에 들어서면 낙락장송들 사이로 나 있는 구불구불한 길을 걸으며 `곡선미감`에 빠져들 수 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의 포석정도 가을빛으로 뒤덮인 주변 풍경과 잘 어우러져 여인네의 가슴을 울렁이게 하기에 충분하다.

▲ 통일전 가는 길에서 관광객들이 떨어진 은행잎을 흩날리고 있다.
▲ 통일전 가는 길에서 관광객들이 떨어진 은행잎을 흩날리고 있다.

□통일전 은행나무 길

경주 도심을 벗어나 20분쯤 달리면 넓다란 주차장과 함께 드높은 가을 하늘과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 통일전이 나온다.

거기에 이르는 동안 양쪽으로 도열하고 있는 샛노란 은행나무들은 가히 노란 물감을 풀어 염색한 듯 선명해 누구라도 사진을 찍거나 수채화를 그려내고 싶어진다.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싶다면 반드시 이곳 은행나무 터널을 놓치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

▲ 도리마을 은행나무 숲.
▲ 도리마을 은행나무 숲.

□도리마을과 운곡서원

샛노랗게 물든 가을 풍경을 담을 수 있는 또 다른 곳. 바로 서면 도리마을이다. 아직은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숨겨놓은 곳이나 다름 없다.

경주 도심에서 승용차로 30여 분쯤 달려 나가면 마주하게 되는 이곳 은행나무 숲은 가을을 만끽 할 수 있어 영화 및 작품사진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을 정도로 매력인 곳이다.

아마 다음 달 초면 수북히 쌓인 단풍잎이 융단처럼 포근하게 다가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주시내에서 반대 편의 강동면 왕신리 운곡서원의 350년된 은행 고목도 가을의 상징물에서 빼놓으면 섭섭해 할 것이라고 경주의 관광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운곡서원은 1784년 안동 권씨의 시조인 권행의 공적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한 것이다.

□경북산림환경연구원

신라 천년의 향기가 숨쉬고 있는 경주 남산자락(배반동)에 자리하고 있는 이곳은 복잡한 생각 하나 둘은 버리고 와도 될만한 곳이다.

산 속 고요함에 서로 몸을 비비며 가을이 왔음을 소리치는 나무들의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는 공간이다.

야생화원, 무궁화 동산, 산림 전시실, 습지 생태원 등 오랜 세월 동안 가꿔 온 아름다운 산림자원을 찾아 오는 사람은 해마다 30만여 명에 이른다.

숲 해설 프로그램과 유아 숲 체험원도 운영 중인 이곳은 메타쉐콰이어와 벚나무 길 등 각종 나무 터널길이 조성돼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수종별로 시기를 달리하면서 잎을 알록달록 물들여 가을 정취가 물씬하다.

산림 환경 조사, 산림 병해·충의 친환경 방제 등 산림을 연구할 목적으로 조성한 이곳은 근래 들어 산림 휴양객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단풍 관광지로 떠올랐다. 특히 가을철에는 단풍나무·은행나무 등이 단연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며 세월의 변화를 실감하게 해준다.

▲ 가을을 맞아 하얀색 털옷을 갈아입은 무장봉.
▲ 가을을 맞아 하얀색 털옷을 갈아입은 무장봉.
□무장봉

경주 암곡동에 자리하고 있는 동대봉산 `무장봉`은 은빛 물결로 뒤덮인 억새 군락지로 가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가 되고 있다. 148만㎡의 커다란 억새 군락지는 경주의 가을 여행 1번지로 손꼽히기도 한다. 무장봉에 오르면 억새에다 탁 트여 시원하게 펼쳐진 전경과 불게 물든 단풍, 사진 촬영 명소, 문화재 등이 공존해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무장봉(해발 624m) 일원은 신라 삼국 통일의 역사가 쓰며져 있는 무장사지와 삼층석탑(보물 제126호), 영화 `태극기를 휘날리며`와 드라마 `선덕여왕`촬영지 등으로 유명세를 탄 곳으로 이달 말까지 내방객을 위해 토·일요일과 공휴일에 노선버스를 증편 운행한다.

이밖에도 사진 작가들 사이에서 아름다워 가을의 대표적인 출사지로 손꼽히는 불국사의 단풍은 이른 아침에 산책하며 감상해야 제맛이란다. 경내의 노()단풍나무들이 이번 주말과 다음 주 주말이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점쳐진다. 단풍과 어우러진 불국사 고찰과 석가탑·다보탑은 더욱 화려하게 빛나 통일 신라의 찬란함을 나타내기에 충분하리라.

한편 경주시는 경주의 대표역사·유적 명소 15곳에 기념스탬프를 찍은 관광객들에게 기념품을 제공하는`경주스탬프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각 유적지별 문화관광해설사 부스에서 안내 받을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 문화관광홈페이지(http://guide.gyeongju.go.kr)에서 확인 가능하다.

경주/황재성기자 jsgold@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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