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측, 공장 유휴부지 상업시설 건립 반대 서명운동 펼쳐

【구미】 구미국가산업단지 입주 1호 반도체 소자업체인 (주)KEC가 공장 유휴부지를 백화점 등 상업시설로 활용하는 구조고도화사업을 통해 재도약 계기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KEC 구조고도화사업이 회사 폐업의 수순이라며 사업을 반대하는 전국금속노조KEC지회는 지난 14일 KEC폐업반대 범시민서명운동본부를 발족한 데 이어 회사 구조고도화사업 반대 범시민10만명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국금속노조KEC지회 측은 “주민들 땅을 수용해 40여년간 공장 잘 운영해 왔으면 됐지 이제 와서 공장 운영이 어렵다고 아파트 짓고 백화점 지어 시세 차익 누리겠다는 건 특혜”라며“공장 못하겠으면 다른 기업에 팔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구미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도 KEC의 구조고도화사업에 반대하고 있다.

구미참여연대와 민주노총 구미지부 등은 “KEC가 구조고도화사업 민간사업자로 선정되면 대형 백화점 입점으로 주변 소상공인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며 “공장 부지에서 대규모 건설공사가 이뤄지면 그나마 가동 중인 KEC 반도체 공장도 사실상 생산활동이 어려워져 결국 공장 폐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상황에 (주)KEC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다음달 28일까지 공모하는 구조고도화 민간대행사업자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KEC는 앞서 2011년에도 공장 부지의 절반 정도인 16만여㎡를 백화점·호텔·전통시장 특화거리 등 복합용도로 개발하려다 금속노상와 소상공인 등의 반발로 무산됐다.

KEC측은 “구조고도화사업은 국가산단의 낡은 산업시설을 대체, 친환경·첨단형 복합용도 개발을 통해 신성장동력 산업을 유치하고 근로자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게 목표다. 최근 몇 년간 누적 적자가 1천억원을 넘어 유휴부지 활용을 통한 경영 개선 및 효율화가 절실하고 복합용도로 개발하면 4천여명의 고용 창출효과가 있고 1공단의 이미지도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폐업으로 갈 것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이익이 나면 본연의 사업에 재투자, 700여명에 이르는 임직원의 고용 안정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노후한 산업단지 리모델링 사업의 일환인 구조고도화사업은`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산집법),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산입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내륙과 지방에 위치해 물류수송 등 다방면에서 불리한 구미산단을 구조고도화시켜야 대구·경북의 경제적 미래가 보장된다”고 말했다.

한편, (주)KEC는 1969년 대구·경북에서 가장 큰 일터이자 수출 전진기지인 구미국가산업단지 1호 기업 한국도시바(주)로 설립해 당시 100~20대 남녀들이 취업하길 선망하는 기업으로 승승장구 했지만 창립 40주년을 맞은 2009년 제조중심에서 기술중심 기업으로 탈바꿈을 선언하고, 서울에 있던 본사기능을 구미공장으로 전격 이전한 이후 경영위기에 봉착했다.

/남보수기자 nb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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