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은 본래 변덕이 심하고 간사하다. 조삼모사(朝三暮四), 조령모개(朝令暮改), 작심삼일(作心三日)란 말도 있고, “측간 갈때 마음, 나올 때 마음 다르다”는 속담도 있다. 이러한 인간의 마음을 고쳐보려는 잠언도 많다. “군자의 말 한마디는 천금의 무게를 가져야 한다” “교언영색은 소인배” “지도자의 약속은 쇠와 돌 처럼 야물다”등등이다.

그런데 정작 `교육대통령`이라 불리우는 교육감이 자신의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하니 망연자실이다. `미생지신`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미생`이라는 청년이 한 아가씨와 어떤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떠내려갈 지경이 됐다. 그러나 미생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리 기둥을 붙잡고 버티다가 결국 홍수에 떠내려갔다는 중국 고사(古事)이다. 지도자의 약속은 이 정도 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은 재보궐선거로 1년2개월 교육감을 지냈고, 2010년 6·2지방선거때 압도적 득표로 재선했다. 그리고 지난 6·4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 강력한 라이벌들의 협공으로 고전하다가 `구관이 명관`이라는 분위기속에서 52.1%의 득표율로 신승했다. 당시 그는 다소 추상적이지만 듣기 좋은 공약을 내놓았다. “학생에게 행복을 주는 교육, 학부모에게 만족을 주는 교육, 교직원에게 보람을 주는 교육, 도민에게 감동을 주는 교육”이라는 4대공약을 내걸고 “4년간 명품교육을 완성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지금 도교육감은 두 가지의 숙제를 안고 있다. 학교 건물이 부실해서 매우 위험한 상황에 있는 양덕초등학교 문제,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됐지만 초등학교 설립이 늦어져 학생들이 40분이나 걸어서 다니는 상황에 급히 학교를 지어야 하는 우현동의 문제가 그것이다. 이 두 가지 과제를 놓고 그동안 학부모들은 `좋은 말로 건의`를 했지만 교육당국의 반응은 줄곧 미지근하기만 했고, 마침내 더 이상 못 참겠다며 학부모단체들이 실력행사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영우 교육감은 그 중대한 시점에 4박5일 일정으로 전국체전 참석차 제주도로 갔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도 `책무`에는 관심도 없다는 태도이다. `행복·만족·보람·감동`을 주는 `명품교육`에 대한 공약은 이미 잊어버렸다는 자세다. 이 두 학교의 문제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교육대통령`이 확실한 의지만 가진다면 충분한 해결이 가능한데, 3선이라 더 이상 갈 곳도 없으니, 의욕조차 사라진 것 아닌가 하는 일각의 시선도 있다. 이번 일은 `3선 금지`라는 중대한 교훈을 주었다. 교육수장의 이같은 태도는 전혀 교육적이지 못하다. 초등학생들이 교육감을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눈길을 걸을때 어지러운 자취를 남기지 마라. 뒤 사람이 본받는다”란 싯귀를 상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