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측 보상 없어 직원이…” 답변은 더 가관

▲ 지난 25일 오후 포항 필로스호텔의 뷔페 음식물에서 발견된 벌레 한 마리를 하객이 촬영한 사진.

포항 필로스호텔 뷔페에서 제공된 음식에서 벌레가 나와 고객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25일 오후 2시 이 호텔 3층에서 결혼식을 올린 신랑 홍모(30)씨.

홍씨는 결혼식이 끝난 뒤 친구들과 함께 예식장 뷔페에서 식사를 하다 음식이 담긴 접시에서 뭔가 꿈틀거리는 것을 발견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노란색 벌레 한 마리가 살아 움직이고 있었던 것.

29일 홍씨에 따르면 이미 음식을 몇 접시나 먹은 신랑의 친구들 중 몇몇은 화장실로 달려가 구토를 했고, 주방장을 찾아가 따져 묻자 “잘 씻지 않아서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호텔 측의 태도도 문제였다.

담당 매니저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우리 호텔은 회사의 보상이 없기 때문에 전적으로 직원들이 책임지고 있다”며 “책임자로서 사비로 50만원을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과실에 책임을 지운 채 회피하는 듯한 호텔 측의 태도에 대해 홍씨 가족들은 더 강하게 반발했으며 결국 담당자의 제안은 거절하고 비용을 할인하는 조건으로 서로 입장을 정리했다.

홍씨는 “세상에 태어나 단 하루뿐인 소중한 결혼식을 하객들에게 실례를 하는 바람에 망쳐버렸다”면서 “회사가 나서지 않고 직원에게 책임을 지우는 듯한 호텔의 대응도 문제였지만 진정성 없는 사과에 더 어이가 없었다”며 씁쓸해 했다.

한편 본지는 호텔 측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했지만 답변이 없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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