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국회연설후 회동
세월호 3법·기초생활보장법·내년예산안
일정대로 처리 공감대 가져
4대강·담뱃값·전시작전권·카카오톡감청·대북전단 등 현안 의견교환

▲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국회 시정연설 후 여야 지도부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박 대통령,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세월호 관련 3법을 당초 일정대로 이달 31일까지 처리하고 기초생활보장법 등 시급히 처리해야 할 법안과 새해예산안 대해서도 정기국회 회기 내에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주호영·백재현 여야 정책위의장은 29일 박 대통령-여야 지도부 회동 직후 국회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한 시간 가량 국정현안에 대해 진지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는 크게 15가지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재현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은 야당의 요구사항과 관련해 “자원외교와 4대강 사업, 부실방위사업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했고, 누리과정 예산 부족분에 대해서도 대책마련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또 “담뱃값 인상과 관련해 지방 소방예산을 반영하고 전시작전권 환수 재연기 방침과 관련해 미군부대가 몰려 있는 동두천과 서울 용산지역 주민을 배려해 달라는 요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양당 정책위의장에 따르면 대통령과의 회동 자리에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수사기관의 카카오톡 감청과 관련해 “합법적 감청은 국가 유지에 필요하지만 범위를 넘는 감청은 절대 허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고, 공무원연금법 연내 입법에 대해서는 “개혁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충분한 절차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위원장은 이어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정부가 적극 제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이 같은 야당 요구에 대부분 공감대를 나타냈다.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특히 대통령은 방위산업 비리에 대해서는 강력히 수사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또 “박 대통령이 한-캐나다 한-호주 FTA 비준안을 국회에서 조속히 동의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백 의장은 이에 대해 “적극 협조하되 축산 농가 보호 위한 후속 대책 마련에 만전 기해 달라고 야당이 주문했다”고 말했다.

주 의장은 박 대통령이 처리를 당부한 김영란법과 관련해 “여야가 전국위원회를 통해 진지하게 논의해 처리할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고 언급했다.

한편, 여야 관계자에 따르면,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에게 “개헌이 `경제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대통령의 우려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면서도 “경제에도 골든타임이 있지만 개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고 이야기를 꺼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 대통령은 말없이 듣기만 하면서 미소를 지었으며, 앞서 개헌 발언으로 청와대와 각을 세웠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역시 문 위원장의 개헌발언을 듣기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재휘기자

    안재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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