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 부족으로 민간투자사업 공모 중단
상업용지로 용도변경후 공시지가 20배나 뛰어
인근 호텔·우현동 컨벤션센터 건립도 부담 요인

포항시가 북구 두호동 환호공원 인근에 특급호텔 유치를 수년간 추진해왔으나 적절한 투자자를 찾지 못해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포항은 적절한 숙박시설이 부족해 방문객이 인근 경주시 보문단지의 호텔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잦았고 특급 호텔의 필요성이 공공연하게 대두돼 왔다.

이에 포항시는 지난 2012년 6월 북구 두호동 환호공원 부근 1-1번지 외 59필지 임야 약 2만6천977㎡를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 해당 부지에 호텔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는 당시에 전문투자회사인 트루벤인베스트먼트사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여러차례 협의를 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이후에는 민간투자사업자를 공모하다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추진을 중단했다.

현재 국내 대기업들과 접촉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홍보하고 있으나 적극적으로 나서는 업체가 없는 상태다. 또 호텔 유치가 계속 어려울 경우, 매각을 추진하거나 투자 시 해당 부지를 일정기간 무상으로 임대하는 최후의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부지가 상업용지로 용도가 변경되자 불과 2년만에 공시지가는 20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 2012년 5월말에는 ㎡당 6천270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5월말 현재 기준으로 ㎡당 12만4천600원까지 올랐다.

이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이미 인근에 호텔(현 베스트웨스턴 호텔)을 건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작 2㎞ 떨어진 곳에 또다른 호텔 건립을 추진한다는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다. 또 경주에 1천800석 규모의 화백 컨벤션센터가 곧 문을 열고, 북구 우현동에 지역 최대 컨벤션센터도 내년에 들어설 예정이어서 사업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 아울러 무상임대 등의 혜택을 줄 경우 호텔 건립 이후의 부실 운영에 대한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시민 전모(32·북구 흥해읍)씨는 “현재 포항운하 주변 부지도 특급호텔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느냐”며 “무조건 짓고 보자는 식의 이러한 정책들은 어느 정도 자제할 필요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새로운 호텔이 생기고, 컨벤션센터가 들어서도 어느 정도 보완 기능은 하겠지만 포항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호텔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내 대기업 가운데 해당 사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곳도 있어서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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