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생태계`라는 말이 광범하게 원용된다.`철강생태계` `산업생태계` 등이다. 생태계란 `여러 종이 서로 연결고리를 맺고 합께 살아가는 생명체계`이다.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란 말과 통한다. “도토리가 없으면 호랑이가 사라진다”란 말이 있다. 먹이사슬의 한 고리가 끊어지면 생태계가 무너진다. 철강생태계란 말은 `철강을 중심으로 다른 연관 산업과의 협력`을 통한 다양성의 창조이고, 산업생태계란 말은 `한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연관 산업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본부장 은호성)는 포항경제를 위한 대안을 열심히 내고 있는데, 최근에는 “과감한 타 산업과의 융·복합화를 통한 새로운 철강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 창업을 활성화하고, 강소기업으로 발전해 가도록 제반 인프라를 구축해 각 경제주체가 협력해 발전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또 기술과 문화가 어우러지도록 크라우드 펀딩제도 도입, 지역 엔젤클럽 육성 등 창업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인프라 구축 노력을 강화하고, 도심재개발을 통해 젊은 문화가 꽃필 수 있게 하자고 했다.

한은 포항본부 한 관계자는 “철강산업을 주축으로 다른 제조업, 서비스업 등과의 융·복합화가 이루어져 진정한 철강생태계가 조성되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핵분열`뿐 아니라, `핵융합`에도 엄청난 에너지가 생산된다. 융합과 복합은 바로 `에너지 발전소`이다. 이 융복합원리는 산업계, 행정계, 정계 등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대구경북연구원 박민규 박사는 최근 “대구의 메디컬섬유산업은 다른 연관 산업과의 융합화를 통해 발전할 여건이 마련돼 있다”라고 했다. 수술실 등 의료용 섬유는 그동안 주로 수입에 의존했고, 선진국들이 발전을 하고 있는 동안 우리는 제자리걸음만 한데 대한 반성이다. 대구에는 병원도 많고, 자동차부품업체도 적지 않아 메디컬섬유산업을 키워줄 연관산업이 즐비하니, 협력을 통해 발전할 준비가 돼 있는 것이다.

융복합은 비단 산업계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지방행정에서도 인근 자치단체들과 연계 협력할 여지가 많고, 이같은 융·복합은 놀라운 에너지를 발산한다. 독불장군은 없는 법이다. 경북동해안 지자체들이 그동안 소원했던 관계를 끝내고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어갈 움직임을 보인다. 협력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데, 왜 사소한 감정 대립으로 협력관계를 끊을 것인가 하는 반성이다. 이 일에는 김관용 도지사와 이강덕 포항시장이 앞장 서고, 경주, 영천, 영덕, 울진, 울릉 등 바다를 낀 동남권 지자체들이 호응하고 있다. 특히 포항-경주 간에는 `형산강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게 돼 있다. 이 `행정생태계`가 공동선을 이뤄 큰 에너지를 생산해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