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다, 사랑하다, 떠나다` 함정임 지음 푸르메 펴냄, 324쪽
`나의 여행 이력서` 김현아 지음 뜨인돌 펴냄, 318쪽

소설가 함정임(50)과 시인 김현아(47)가 나란히 여행 에세이를 냈다.

`먹다, 사랑하다, 떠나다`(푸르메 펴냄)는 1년에 한 달은 일상이 아닌 낯선 곳으로 떠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온 함정임 작가가 20년 넘게 세상을 떠돌며 맛본 음식과 문학 이야기가 담겨 있다.

스무 살 무렵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의 시 `잃어버린 포도주`에 사로잡혔다는 작가는 프랑스, 그리스, 체코, 멕시코, 쿠바,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 아일랜드, 미국, 헝가리, 터키, 페루, 네팔 등에서 맛본 음식과 문학 이야기를 한데 버무려 감칠맛 나게 들려준다.

그리스에선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죽기 전에 에게 해를 여행할 행운을 누리는 사람은 복이 있다”고 찬탄한 에게 해에서 건져 올린 해산물 요리를 맛보며 인생을 돌아보고, 프라하에선 보헤미안 전통음식을 음미하며 프라하 출신 소설가 밀란 쿤데라를 떠올린다.

“소설가에게 삶은 허구(창작소설)의 기반”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나에게 삶이란 매 순간 소설과 함께 떠나는 미지의 여행”이며 그 중심에는 음식이 있다며 음식 예찬론을 펼친다.

“삶과 문학, 그 둘을 윤기 있게 작동시키는 힘, 그 요체는 음식에 있음을 소설가가 되고 얼마 되지 않아 터득했다.” 

 

일간지와 잡지에 연재한 글을 묶은 것이다.

`나의 여행 이력서`(뜨인돌 펴냄)는 20여 년 전 막막함과 기대함을 함께 품고 중국 여행길에 올랐던 김현아 시인이 길 위에서 건져 올린 성찰의 결과물이다.

중국, 체코, 프랑스, 인도, 네팔, 일본, 베트남, 탄자니아 등 시인의 발길이 닿은 곳의 역사와 문화에 얽힌 이야기를 담았다. 여행지에서 만난 여성과 소녀들의 고단한 삶에는 함께 아파한다.

`전쟁의 기억, 기억의 전쟁` `그곳에 가면 여자가 있다` `그녀들에 대한 오래된 농담 혹은 거짓말` 등의 책을 펴냈고 1993년 전태일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청소년 여행대안학교 `로드스꼴라` 대표 교사로 활동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