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자살 아냐”… 규명 요구

21일 포항에서 숨진 의무소방원의 유가족들이 관계기관에 정확한 사인을 규명해줄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22일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10분께 포항시 북구 두호동 두호119안전센터 뒤편 바닥에서 의무소방원 A씨(21)가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안전센터의 건물 옥상에서 떨어져 숨진 원인을 찾기 위해 23일 부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A씨의 죽음에 대한 의문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경찰조사결과 A씨는 죽음을 암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지 않았으며, 센터에서 같이 근무했던 소방대원 및 의무소방원 선임과의 사이가 평소 원만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 10여m에 달하는 건물 옥상에서 실수로 떨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옥상 담벼락은 성인 남자의 가슴이 닿을 정도인 1.6m 상당으로 실수로 발을 헛디뎠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포북서는 현장에 CCTV가 없었던 만큼 A씨의 스마트폰 사용 내역과 부검 등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심덕보 포항북부경찰서장은 “의무소방원은 군 복무를 대체하는 병역 전환 복무자에 해당해 일반적인 사건과는 달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하지만 현재까지는 이렇다 할 사망 원인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지역의 한 병원에 빈소를 차린 유가족들은 “고인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명확한 사망 원인을 꼭 밝혀달라”며 “아무런 정황도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는 것은 고인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당부했다.

포항 북구지역에는 덕산·두호·흥해·장량119안전센터를 비롯해 포항북부소방서119구조구급센터 등 5곳의 센터가 있으며 총 9명의 의무소방원이 근무해왔다.

한편 A씨는 지난주 가족들에게 “날이 추워지니 따뜻한 겨울 점퍼를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며, 목숨을 거둔 21일 가족들이 보낸 택배가 도착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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