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딸 찾으러 간 유치원엔 불 꺼지고 교사들 퇴근
통학차량서 혼자 자는 애 발견한 어머니 `아연실색`
유치원측 “인솔교사 실수로 빚어져… 머리숙여 사죄”

“뉴스에서나 볼만한 일이 저에게도 일어나다니…가슴이 찢어집니다.”

지난 20일 오후 7시께 포항 남구 동해면의 한 유치원에 아이를 찾으러 간 한 학부모는 아연실색했다. 교사들은 모두 퇴근해 유치원은 불이 꺼져 있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둘러 본 통학차량 뒷좌석에서 자신의 아이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워킹맘 A씨의 이 같은 사연이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맞벌이 부부들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22일 SNS 사연에 따르면 A씨의 자녀는 동해면 소재 모 유치원 5세반에 다녔고, 퇴근을 하고 아이를 찾기 위해 7시 10분께 유치원에 도착했다.

그러나 유치원에는 모두 불이 꺼져 있었다. 이에 A씨는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선생님, 우리 애는요”라고 물었고, 당황한 원장은 “`잠시만요. 연락해 보고 연락드릴게요`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A씨는 혹시나 하는 떨리는 마음으로 통학차량을 들여다봤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는 것. 자신의 아이가 차량 맨 뒷좌석에서 콩죽 같은 땀을 흘리며 누워 잠자고 있었다는 것.

A씨는 “뉴스에서나 접할 법한 일이 나에게 일어나서 가슴이 아프고 눈물 밖에 나지 않는다”며 “돈 좀 벌겠다고 나가서 애한테 이런 상처를 주는 건 아닌가, 정말 가슴이 찢어진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유치원측은 “차량에서 자고 있는 아이를 깜빡 잊은 인솔교사의 실수로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일어난 일”이라며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머리 숙여 사죄하고, 어떠한 벌이든 달게 받겠다”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사고와 관련해 포항교육지원청은 23일 오전 교육청 교육지원국장을 위원장으로 구성한 돌봄안전위원회를 열어 행정처분 및 조치에 대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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