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2만 본 제거에도
최근 전역서 다시 목격
정부 예산 지원이 관건

▲ 21일 포항시 북구 영일만대로 인근 야산에 훈증처리된 재선충병 고사목들이 예산부족으로 미처 옮겨지지 못하고 비닐천막으로 덮여있는 가운데 그 뒤쪽으로 누렇게 말라 죽은 재선충병 감염목들이 보이고 있다.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재선충병이 포항에서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어 시당국의 방제대책이 시급하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88년 부산에서 최초로 발생한 소나무재선충병은 올해 4월까지 전국적으로 총 782만본의 소나무에 피해를 입혔고, 최근에는 고온·가뭄 등의 기후 영향으로 매개충 증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급격히 확산해 지난 한해(2013년 5월~2014년 4월)에만 218만본의 피해목을 기록했다.

더구나 포항은 지난해 경북지역에서 발생한 감염목의 90%인 32만3천195본을 제거했고, 70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지자체 중에서도 가장 위험도가 높은 1급 지역(극심)으로 분류돼 있어 재선충병의 전진기지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들어 잎이 누렇게 변한 고사목의 확산이 포항시 전역에서 목격되고 있어 시민들은 지난해의 방제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재선충병이 포항을 덮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1급 지역인데도 불구하고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소나무재선충병방제T/F팀의 팀장자리가 공석이어서 시의 재선충방제 의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포항에만 176억원이 투입되는 등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많은 예산을 들였지만, 완벽한 방제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재선충병 피해 현장의 훈증목들을 처리해야 하지만 포항시 예산 부족탓에 지난해의 경우 수집률 18%에 그쳤고, 지난 2012년에는 수집률이 3%에 불과해 훈증처리된 고사목의 80%가 산림에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포항시는 최근 재선충병이 급격히 퍼지고 있는 제주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재선충방제에 앞서 나가고 있으며, 방제 대책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소나무재선충병 조기방제를 위해 무인항공기를 이용해 `IT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전국 지자체 최초로 페로몬을 이용한 매개충 포집·살충에 성공하면서 산림청에 선제적 방제방법으로 등록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

또한, 고사목 현황파악 결과 피해진행률이 지난해 같은 시기(10월)와 비교해 70% 수준에 머물고 있고, 타 지자체와는 달리 방제대책 실시설계도 11월말까지 완료 가능해 선제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산림청이 2019년까지를 재선충병 완전방제기간으로 정하고 있어 포항시도 이에 맞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산림청이 하반기 긴급방제사업비로 170여억원을 기재부에 요청해놓고 있는데, 관건은 방제예산 확보에 달렸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전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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