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물 인수, 복합쇼핑몰 형태로 운영 계획중
중앙상가 상인 등 “지역상권 변화바람 부나” 기대감

최근 국내 유통업계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이랜드그룹이 포항의 옛 인터밀라노 건물을 매입하고 쇼핑몰을 입주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어 지역상권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1일 포항시에 따르면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5월 포항역 인근 북구 대흥동에 위치한 옛 인터밀라노 건물을 인수했다.

이랜드리테일은 1, 2종 근린생활시설로 변경돼 있던 건물용도를 판매시설로 되돌리기 위해 지난 8월 21일과 9월 15일 두 차례에 걸쳐 포항시에 용도변경을 신청해 건물 1~4층에 대해 승인을 얻었다.

하지만 같은 건물 5~6층도 판매시설로 전환시키기 위해 지난 2일 용도변경을 신청했으나 76면에 불과한 주차장 규모를 확보하라는 보완지시가 내려진 상태다.

또 다른 문제는 해당 건물이 전통시장으로 분류된 포항 중앙상가에 위치해 연면적 8천20㎡(2천426평)로 대규모점포를 구분짓는 기준인 3천㎡(907평)를 훌쩍 넘는다는 것. 이에 따라 이랜드리테일은 건물을 여러 사업자로 분할해 복합쇼핑몰 형태로 운영하는 방식이 가능한지 여부를 지난 9월초 포항시에 질의했다.

포항시는 타 지역에도 이같은 사례가 없어 명확한 법리해석이 필요하다고 판단, 산업통상자원부에 질의한 뒤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옛 인터밀라노는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지난 2002년 3월 15일 준공돼 같은해 5월 3일 정식오픈했다.

당시 포항에는 백화점, 아울렛 등 대형쇼핑몰이 전무했던 상황이라 인터밀라노는 지역 최초의 대형쇼핑몰이자 포항의 패션1번지로서 우뚝서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세우며 지역민들로부터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개장한지 불과 19일 만인 2002년 5월 22일 최대주주인 우인산업이 부도처리되면서 인터밀라노는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우인산업은 인터밀라노 건물 담보대출 50억원, 임대보증금 40억원 등 100억원대의 채무를 막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이같은 영향으로 인터밀라노는 1년도 채 안돼 건물 내 400여개 매장 대부분이 문을 닫았고, 이후 오랜기간 동안 빈 건물로 방치되며 도심의 흉물로 전락했다.

이 같은 고착 상황에서 유통업계의 큰 손인 이랜드그룹이 발벗고 이 건물을 다시 매입하며 회생의 기미가 보이고 있는 것.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포항 중앙상가 상인들은 침체된 지역경기를 살리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항중앙상가의 한 상인은 “해당 건물은 인터밀라노가 폐업한 이후 오랫동안 주인을 찾지 못해 중앙상가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쳤다”며 “중앙상가의 초입에 쇼핑몰이 생긴다면 지역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발생해 기존 상가들과 상생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이랜드는 지난 2010년 대구 동아백화점을 인수한 이후 대구·경북 시장개척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며 “최근 대표이사가 바뀌면서 경산, 포항에 오픈할 예정이던 새 매장에 대한 계획이 다소 미뤄졌으나 내년 쯤에는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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