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다중시설 등 그냥 방치인파 몰릴때 대비 대책 필요

▲ 20일 포항 두호동 생활하수 배출구의 철제 덮개가 훼손돼 있다.

판교 환풍구 붕괴 참사 이후 지자체 마다 관련 시설 점검이 부산한 가운데 정작 포항시가 설치한 환풍구나 하수 배수시설에 대한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포항시 대형판매점 긴급점검

지난 금요일 오후 사고 발생 이후 한주가 시작된 20일 포항시 안전정책과 등 주무부서는 롯데백화점 포항점 등 대형판매시설의 환기구에 대한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관계자에 따르면 포항에는 지하철과 지하도, 지하상가 등이 없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판매시설 외에는 시민이 이용하는 환기구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포항시는 포항 롯데의 환풍구와 같이 도로 지면에 노출되고 깊이가 깊어 행인의 추락 우려가 있는 시설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점검을 펼 계획이다.

 

▲ 남구청 민원실 출입구 왼쪽의 환풍구도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
▲ 남구청 민원실 출입구 왼쪽의 환풍구도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

△두호 하수배수구 덮개 훼손

포항시가 이처럼 민간시설 점검에 부산할 즈음, 본지 취재진은 판교 참사의 원인이 된 철제 덮개가 설치된 공공시설 몇곳을 점검해 봤다.

이 가운데 포항시 북구 두호2동 `설머리마을`입구의 두호어촌계 어민대기소 옆 생활하수 배출구 시설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가로 8m, 세로 7m 가량의 철제덮개 3개의 재질은 판교사고 현장에 설치된 `스틸 그레이팅`보다 더 내구성이 약한 금속판을 가공한 것으로 이미 한개 지점은 심하게 찌그러져 틈새가 벌어진 상태였다. 이 일대는 최근 회상가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공영주차장 신설에 이어 영일대 누각 주변에 관광객들이 몰리는 데다 7월말 국제불빛축제가 열리면 인파가 몰리면서 큰 혼잡을 빚어왔다. 하지만 관리부서인 하수도과 측은 이 같은 실태를 전혀 파악하고 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병국 포항시의원은 “이강덕 시장이 취임 이후 지적해온 부서 간 칸막이가 여전한 것 같다”면서 “민간시설 점검도 중요하지만 안전정책과가 중심이 된 부서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환풍구 펜스 설치” 결정

포항시 남구청과 포항야구장에도 위험은 도사리고 있었다. 야구장 건설 당시 변압기와 지열시스템 탱크를 지하로 반입하기 위한 환풍구(장비반입구)는 모두 3곳. 이 가운데 야구장 E2 출입구 인근에 위치한 환풍구(가로 706㎝, 세로 250㎝)와 남구청과 야구장 사이 환풍구(720㎝, 390㎝)는 별다른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평소에는 보행이 드물지만 야구경기 등 큰 행사가 열릴 때면 많은 관중들이 햇살을 피하기 위해 찾는 장소다.

포항시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현재 공단 산하 모든 장소의 안전점검을 펼치고 있다”며 “20일 긴급회의를 거쳐 앞으로 이들 환풍구에 사람이 드나들지 못하게 펜스 등을 설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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