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람
지역출신 김종경 前 프로 축구선수

▲ 김종경 씨가 지난 4월 유소년 축구클럽을 만들어 축구꿈나무들을 지도하고 있다.

화려했던 프로축구 선수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와 축구꿈나무들을 키워내고 있는 인물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김종경(32)씨. 그는 “어린시절 자신을 축구선수의 길로 이끌어 줬던 코치 선생님처럼 좋은 지도자가 되는게 꿈”이라며 싱긋 웃었다. 그가 축구를 처음 시작했던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당시 축구명문 포항제철동초등학교 축구팀 감독이었던 코치선생님을 만나고 나서부터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여느 사내아이처럼 운동장에서 뛰어노느라 정신이 없던 그는 정식으로 축구를 배워보겠느냐는 코치선생님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했다. 처음엔 좋아서 시작한 축구였지만 점점 혹독한 훈련과 엄격한 선후배 기강 등으로 힘든 날이 늘어났고, 그럴 때마다 선생님을 떠올리며 꼭 유명한 프로축구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마침내 지난 2004년 광주상무에서 정식 프로 데뷔전을 치렀고 경남FC, 전북 현대, 성남 일화, 대구FC 등 K리그 팀을 거친 뒤 지난 2010년에는 인도네시아 클럽팀에서도 약 2년간 선수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가 은퇴를 결심하고 지도자의 길로 나서게 된 진짜 속뜻은 자신의 못다이룬 꿈(국가대표)을 축구꿈나무들을 통해 이루기 위해서란다. 그래서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것이다. 지난 4월 북구 양덕동에 유소년 축구클럽을 탄생시켰고, 그의 축구클럽은 입소문을 타면서 벌써 30여명이나 등록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학생으로 구성된 축구클럽은 주말리그에 나가기 위해 요즘 맹훈련중이다.

김씨는 매일 축구하며 땀 흘리는 아이들을 보면 꿈이 가득했던 어린시절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한다. 클럽을 운영하며 개인적인 목표를 세운 것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좋아서 한다.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유소년 축구클럽 중 최고가 돼야 한다”고 하거나 “1등 해야지”라고 강조하지는 않는다. 최고라는 말보다는 `김종경에게 배운 축구꿈나무들이 잘한다`라는 말이 더 듣고 싶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김씨는 `어릴 때 선생님이 손을 내밀어 주지 않았다면 축구와의 인연은 취미로 끝나지 않았을까`, `축구를 하지 않았다면 인생이 어떻게 바뀌었을까`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진짜 속마음은 `축구를 하길 잘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는 “축구 선수가 되는 과정에서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면 미리 좌절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하다 보면 반드시 길은 열리고, 꿈은 이루어 진다”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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