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건군 66돌…해병대 등 별다른 행사 없어
“참전군인 등 사기진작에 소극적” 비판 목소리

건군 66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올해는 군 가혹 행위 등으로 인해 국민의 관심이 낮은 가운데 정부가 군과 참전군인들의 사기 진작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지자체도 행사 `생략`

포항에 주둔 중인 해병대 제1사단은 1일 별도의 행사를 치르지 않고 장병들이 휴일로 보낼 예정이다. 이 같은 방침은 최근 전 군에서 발생한 잇단 사건사고와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한 국방부 관련 인사는 “특별한 지침이 시달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잇달은 악재를 고려해 부대 마다 행사 규모를 자체적으로 결정한 데 따른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시 등 경북 도내 대부분의 지자체들도 국가 행사라는 이유로 올해도 별도의 행사 계획이 없으며, 군 부대 위문 행사를 추진했으나 휴식을 이유로 군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여승길(69) 해병대전우회 경북지회 상임고문은 “지난 1991년 공휴일에서 제외된 이후 행사가 없어지기 시작했다”면서 “군의 사기 저하도 문제지만 지자체 조차 행사에 소극적이니 그냥 의미없이 지나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해병도시 포항 의미 퇴색

국군의 날에 대한 이 같은 홀대 분위기는 베트남 파병 50주년의 의미마저 퇴색시키고 있다.

특히 포항은 해병 청룡부대가 지난 1965년 9월 20일 오천 연병장에서 파월 결단식을 개최하고, 10월 9일 캄란만에서 상륙해 작전을 벌인 이후 베트남전과 인연이 각별하다. 해병대는 1973년까지 3만7천304명이 파병돼 1천156명이 전사하고, 2천702명이 부상당했다. 고엽제 피해자들의 실태를 다룬 이대환 작가의 소설 `슬로우 불릿`도 호미곶면에 거주하는 한 참전 군인의 실화이다.

이에 따라 해병대의 도시로 알려진 포항에서 파병 기념일인 지난 9월 25일을 전후해 민관군 등의 다양한 행사가 개최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참전군인 P씨는 “외교 갈등을 우려하는 정부가 나서지 않더라도 포항에 베트남 참전 기념비가 아직 없다는 현실은 `파월 장병 용병 논쟁`이 매듭지어지지 않는 우리 현실의 한 단면”이라며 “서로 총을 겨뤘던 아픈 역사가 이제 다문화의 시대를 맞아 비극의 역사도 함께 기억할 수 있도록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규철(68) 포항시재향군인회 회장은 “지난달 18일 서울시청광장에서 관련 행사가 열렸지만 지방에서는 전무한 상황”이라면서 “요즘 군이 푸대접을 받고 있지만 국군의 날만이라도 군과 참전용사에게 힘과 용기를 심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한민족미래재단 부설 포항환동해미래연구원은 10월~11월께 `해병대와 포항지역 발전`을 주제로 한 대규모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임재현·전준혁기자

    임재현·전준혁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