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착한 가게` 700호점 돌파

▲ 올해 경상도 개도 700주년을 맞아 도내 착한가게도 700호점을 돌파하는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착한가게 700호점으로 선정된 김영순 광동반점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br /><br />
▲ 올해 경상도 개도 700주년을 맞아 도내 착한가게도 700호점을 돌파하는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착한가게 700호점으로 선정된 김영순 광동반점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
1314년 고려 충숙왕 때부터 `경상도(慶尙道)`라는 도명을 사용한 지 올해로 700년이 됐다. 이 같은 뜻깊은 해를 맞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착한가게 700호점을 돌파해 더욱 뜻깊은 해를 맞았다. 700년의 역사 속에서 경북도민은 특유의 끈끈한 상부상조 정신을 바탕으로 경제적·사회적 약자를 먼저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특히 오늘날까지 `나눔`과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 Oblige)`의 대표 사례로 손꼽는 `경주 최부잣집`은 `만석 이상의 재산을 모으지 말고 주변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내용의 유훈을 대대손손 전했다. 이는 부를 축적하는 데도 절제와 배려가 담겨 있어 보통 `부자 3대 가기 힘들다`는 속설마저 깨면서 무려 300여년간 9대 진사와 12대 만석꾼을 배출해 내는 원동력이 됐다.

▲ 김춘희 경북사랑의열매 나눔봉사단 명예단장 (앞줄 왼쪽 두 번째), 이대공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 신혜경 경북사랑의열매 나눔봉사단장 (앞줄 왼쪽 네 번째) 및 관계자들이 지난 6월 26일 `착한가게 릴레이 캠페인 출정식`을 갖고 있다.
▲ 김춘희 경북사랑의열매 나눔봉사단 명예단장 (앞줄 왼쪽 두 번째), 이대공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 신혜경 경북사랑의열매 나눔봉사단장 (앞줄 왼쪽 네 번째) 및 관계자들이 지난 6월 26일 `착한가게 릴레이 캠페인 출정식`을 갖고 있다.

최근 개인사업장을 운영하는 가게 대표들이 잇따라 `착한가게 캠페인` 참여로 나타나고 이의 확산을 통해 오랜 기간 뿌리내려온 상부상조의 미덕과 최 부잣집의 나눔정신이 고스란히 그 빛을 발하고 있다. 경북 착한가게는 지난 2007년 12월, 구미에서 1호점이 탄생한 이래 지난 2012년까지 190여 곳에 불과했으나 2년 동안 무려 3배에 달하는 540여 곳이 신규 가입하면서 전국 최고수준의 가입률을 기록했고 마침내 개도(開道) 700년을 맞은 올해 700호점 돌파가 성사되면서 경북 나눔문화 활성화가 정점에 이르렀다. 착한가게 캠페인 시작 7년만에 개도(開道) 700주년과 700호점 돌파라를 의미 있는 숫자를 통해 앞으로도 가게 대표들의 정기기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봇물처럼 이어져 도내 모든 가게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가게`를 뜻하는 착한가게 현판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캠페인 시작 7년째에 700호점, 개도 700주년도 겹쳐
신규가입률 전국 최고수준… 일자리·창업까지 지원

□2년 새 530여곳 동참 기록 세워

`착한가게`란 가게 대표들이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수익금의 일부 또는 매달 정해진 금액을 기부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가게를 말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평소 나눔을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빠듯한 가게 살림으로 많은 금액을 기부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웠던 가게 대표들을 대상으로 소액기부로 정기적인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착한가게 캠페인을 운영해왔다. 올 9월 현재 전국적으로는 8천여개의 착한가게가 있고 경북지역은 지난 2007년 12월, 경북 구미의 `아름다운 베이커리`가 경북 1호점으로 가입한 이래, 지난 2012년까지 190여 곳에 불과했다.

▲ 안동시 착한가게는 지난 8월27일 가게 대표 30명이 잇달아 동참하면서 기존 15곳에서 45곳으로 크게 늘었고 이로인해 안동시는 경북 북부권 제1의 나눔도시로 발돋움했다.
▲ 안동시 착한가게는 지난 8월27일 가게 대표 30명이 잇달아 동참하면서 기존 15곳에서 45곳으로 크게 늘었고 이로인해 안동시는 경북 북부권 제1의 나눔도시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매달 수익금의 일부와 더불어 나눔과 상생의 가치까지 함께 전하려는 가게 대표들의 움직임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2월, 구미에서 200호점(예지원어린이집), 7월 성주서 300호점(성주효요양병원), 8월 울릉서 400호점(섬지기펜션), 12월 영천에서 500호점((주)오방색)이 차례로 탄생했다. 이로 인해 신규가게 수가 320여곳에 이르렀고 올해도 지역 나눔문화 활성화와 지역 소외 이웃 지원에 대한 가게 대표들의 관심과 동참이 증폭되면서 요식업·숙박업·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중소가게 220여곳이 잇달아 `나눔을 실천하는 가게`임을 인증하는 착한가게 현판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전달받았다. 

지난 3월, 청송을 시작으로 4월 경주, 7월 군위·칠곡·영덕·울진, 8월 고령·김천·안동 순으로 가입식을 갖고 적게는 10여명에서 많게는 40여명의 가게 대표들이 같은 날 동시에 매월 3만원 이상의 기부로 나눔에 동참했다. 지난 4월에는 도내 시 지역 최초로 구미에서 100호점(마을카페 다락)이, 6월에는 칠곡에서 600호점(로얄수선)이 탄생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20일, 울진지역 소상공인 39명이 잇달아 동참키로 하면서 경북 착한가게 700호점과 군(郡) 지역 최초 100호점이 동시에 탄생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 구미시는 지난 4월 경북 23개 시·군 최초로 착한가게 100호점을 돌파하는 등 경북도내 착한가게 열풍을 이어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br /><br />
▲ 구미시는 지난 4월 경북 23개 시·군 최초로 착한가게 100호점을 돌파하는 등 경북도내 착한가게 열풍을 이어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3만원에서 200만원까지 매달 기부

지난해 7월 착한가게에 가입한 울진군 `빙그레식당` 정임순 대표는 식당 한 채가 유일한 전 재산이며 경북 착한가게 600호점 `로얄수선` 대표 이종호씨는 칠곡 왜관읍에 소재한 1평 남짓한 컨테이너 박스 구두수선점이지만, 이들의 나눔 크기만큼은 결코 작지 않다. 적게는 3만원에서부터 많게는 200만원 이상을 기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매달 2천여만원의 성금이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해지고 이 기부금은 기초생활 생계비, 의료비, 명절 위문금, 동절기 난방비, 급식 및 교복지원금 등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저소득층 등 어려운 이웃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요긴하게 쓰여지고 있다.

경북 착한가게 500호점 주인공인 예비사회적기업 ㈜오방색 대표 채영숙씨는 착한가게 캠페인을 통한 정기기부 외에도 영천지역 저소득 한 부모·저소득가정 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전문기술 전수로 창업지원 및 사회진출을 돕고 있다. 지난 2012년 8월 가입한 구미시 최권수 베이커리 최권수 대표는 매월 40만원씩을 구미시 구포동·산동면 등에 거주하는 저소득 노인가구 및 장애인가구 등 3가구에 생계비 및 의료비로 전달했고 올 1월부터는 아내인 정경희 대표가 남편의 정기기부를 이어 동일기부금을 지역아동센터 운영비로 지원하고 있다.

경북 착한가게 대표들은 “예년 같았으면 누군가 정기후원을 권하면 손사레부터 쳤을텐데, 막상 기부를 직접 실천을 해보니 베푼만큼 다시 복(福)으로 되돌아왔다”며 “그동안 경험에 비춰보면 다가오는 기쁨은 배가 됐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 나눔봉사단원들이 매장을 방문해 착한가게 캠페인 가입 절차 및 참여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 나눔봉사단원들이 매장을 방문해 착한가게 캠페인 가입 절차 및 참여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올해 900호점 돌파 목표

올해 경북 착한가게 700호점 돌파가 시사하는 바는 바로 도내 자영업을 하는 대표들을 중심으로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착한가게 캠페인을 통한 지역기부 문화의 새로운 트랜드화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에 있다.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의 신규가입 가게수는 220여곳으로,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런 추세라면 올해 신규가입률이 지난해 신규가입률 320여곳보다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이대공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경북지역은 전통적으로 대기업·독지가들의 통큰 고액기부보다는 소액다수의 풀뿌리 기부문화가 상당히 활성화된 것이 최대 강점”이라며 “그 중심에는 가게 대표들이 참여하는 착한가게 캠페인을 통해 정기기부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해 신규가입률도 전국 최고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 착한가게 현판
▲ 착한가게 현판

경북도내에서 이제 `착한가게`는 낯설지가 않다.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착한가게에 참여한 모든 가게에 판화가 이철수씨가 디자인 한 착한가게 현판을 가게에 걸어주고, 기부에 따른 세금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법정기부금 납입영수증 발급과 가게 홍보 등 다양한 가입 혜택을 제공한다. 착한가게 대표들이 매월 기부하는 성금은 오로지 기부한 지역에 모두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기부금을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배분기준을 수립하며 반드시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의 서류·면접·현장심사 등 이중삼중의 심사과정을 거쳐 지원하고 있다.

가입 및 문의는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사업팀(전화 053-980-7802)으로 하면 된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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