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 검은돌장어`를 아십니까

▲ 영일만검은돌장어 시식행사와 영일만검은돌장어 구이.

※ 글 싣는 순서
① 프롤로그
② 무엇이 다른가
③ 지역마다 다른 이름
④ 돌장어 잡이 배에 타보니…
⑤ 레시피 개발 한창
⑥ 포항 대표향토음식 비상 꿈

가공·저장시설 건립키로
전문식당 1→ 10곳 늘려
상표등록·포장재 개발도

△겨울철 술안주에서 웰빙음식으로 성장한 구룡포과메기

예로부터 청어잡이가 활발했던 영일만 어민들은 겨울철에 잡힌 청어를 오랫동안 먹을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청어를 새끼에 꿴 후 부엌의 살창에 걸어 말리는 방법을 사용해 시간이 흘러도 특유의 육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살창으로 들어오는 송엽향은 구수한 과메기의 맛과 조화돼 궁중으로까지 진상됐다고 한다. 지금의 꽁치를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걸어 자연 건조시키는 것과는 달리 냉훈법에는 조상의 슬기와 지혜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이는 오늘날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과메기의 탄생을 전하는 이야기다. 이처럼 과메기는 영일만을 끼고 있는 포항지역에서 조상대대로 전해오고 있는 향토음식 중 하나로 현재는 그 유명세가 지역 특산품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올라있는 상황이다. 본격적인 과메기철이 시작되는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과메기 최대 생산지인 포항 구룡포에는 주말과 휴일이 되면 수천여명의 관광객이 몰려들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같은 인기로 지난해 포항지역에서는 5천770t의 과메기를 생산해 75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국적인 브랜드상품으로 떠오른 과메기지만 처음부터 이같은 인기를 누렸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팔다남은 꽁치를 가져와 처마 밑에서 말려먹던 구룡포 주민들만의 먹거리였다. 그러던 과메기가 1990년대 들어 겨울철 술안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더욱이 웰빙열풍이 전국적으로 불어닥친 2000년대 들어서는 과메기에 DHA와 오메가3지방산이 풍부해 피부노화, 체력저하, 뇌 쇠퇴 방지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성장했다.

포항시는 이같은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오는 2015년까지 300억원을 투입해 구룡포 일대에 14만2천㎡ 규모의 과메기 클러스터를 조성해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과메기와 함께 지역의 대표향토음식으로

이렇듯 로컬푸드로 시작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향토식품으로 자리잡은 과메기의 전철을 밟으려는 지역의 또다른 특산품이 있다. 동해면 일대에서 매년 300여t이 생산되고 있지만 부산 기장일대에 팔려나가 지역주민들조차 그 존재를 잘 알지 못하는 영일만검은돌장어가 바로 그것. 생산시기가 겨울철에 한정돼 있는 과메기와는 달리 4월부터 11월까지(최대생산시기는 9~10월) 긴 기간 동안 생산되고 있는 영일만검은돌장어는 지역대표 향토음식으로서의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생산지에서조차 존재여부를 아는 사람이 극소수에 불과한 만큼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자구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포항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지역어민으로 구성된 검은돌장어영어조합을 설립하고 돌장어의 전국 상품화를 위한 본격적인 전략구상에 돌입했다. 우선 오는 2016년까지 영일만검은돌장어의 원산지인 남구 동해면 흥환리, 발산리 일대에 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공동 가공·저장시설을 건립하고 현재 1곳에 불과한 돌장어 전문식당을 10곳이상으로 늘려 이 일대를 돌장어 특화거리로 조성할 방침이다.

또한 영일만검은돌장어 상표등록 및 포장재 개발과 함께 선진지 벤치마킹, 워크숍, 전국대상 마케팅 등 연이은 행사를 열어 검은돌장어를 전국에 알릴 계획이다.

26일부터 열리는 검은돌장어 축제에는 영일만에서 생산되는 수산물 홍보를 위한 시식행사, 향토음식 전시관 부스운영 및 시식판매, 깜짝 수산물 경매이벤트, 멍게던지기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정기석 포항시 동해면장은 “이번 축제를 통해 지역에서 잡히는 특산물 영일만검은돌장어를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로컬푸드는 지역주민들부터 많이 이용해주셔야 전국적으로 파급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축제에 많은 시민들께서 참석해 돌장어를 맛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끝>

/박동혁·김혜영기자

    박동혁·김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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