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성구지역의 한 룸살롱에서 일해 오던 마담을 포함한 7명의 접대부들이 업주들의 횡포를 견디다 못해 집단으로 탈출, 업주들의 성매매 강요사실과 인권유린실태를 폭로해 충격을 주고 있다.

대구여성회 부설 성매매여성인권지원센터는 2일 오전 9시30분 대구여성회 4층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유린을 근절할 것과 지역 유흥업소의 운영실태에 관한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점검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대구지방 경찰청에 업주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대구여성회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대구지부와 연계해 이들의 소송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흥업소를 탈출한 접대부출신 여성 5명이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나와 자신들이 업주로부터 당한 인권유린실태를 폭로하고 성매매 방지법이 발효된 이후에도 업주들로부터 강제적으로 속칭 2차로 불리는 윤락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업주들은 단속에 걸리면 본인이 책임을 진다는 각서를 강제로 쓰게 한 뒤 업주들의 책임소재를 피할 수 있도록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이들에게 윤락을 강요했다고 덧붙였다.

이들 중 최근까지 9년간 유흥업에 종사했다는 ㅂ양(33)은 “접대부로 출발해 마담으로 일해 왔지만 선불금 1천만원이 줄어들기는 커녕 손님들의 외상값까지 떠안게 되면서 8천여만원이 넘는 빚만 남겨져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 “업주들이 선불금을 빌미로 자신들의 월급을 가로채고 몸이 아파도 어쩔 수 없이 성매매를 강요당하고 폭행과 폭언 등을 감수해야 했으며 말을 듣지 않으면 ‘차로 갈아버리겠다’는 살해위협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룸살롱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겉으로 화려해 보이고 고수입을 올리는 듯이 보여 쉽게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젊은 여성들이 찾아오지만 실제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을 감당할 길이 없어 일본 등지로 팔려가거나 불법 안마시술소로 보내져 윤락여성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며 “젊은날 잘못된 삶을 선택한 것에 반성하며 앞으로의 삶을 윤락여성들을 위한 봉사와 참회의 시간으로 살 것”이라며 흐느꼈다.

ㅂ양은 지난 4월 말께 업주가 “세금 관련 모기관의 남자2명을 잘 접대하라는 지시와 함께 이들과 2차로 여관까지 동행해 접대했다”고 털어놓아 충격을 더했다.

성매매여성지원센터 신박진영 대표는 “이번 기회에 룸살롱 운영실태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벌여 성매매의 고리를 끊고 인권침해 사례를 막아야 할 것”이라며 “적어도 이런 기자회견을 통해 남성들이 쉽사리 유흥업소를 찾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지방경찰청은 이들의 모기관 공무원들의 정기적 공짜술과 성상납 주장과 관련해 사실여부에 대한 수사를 착수했다.

/김현지기자 h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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