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 간이테이블 수십개
방파제 진입로 가로막아
유사시 차량진입에 지장
市·해양항만청 뒷짐만

▲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한리 영일만항 어항 방파제 진입로에 인근 횟집에서 테이블과 그늘막 등을 설치하고 영업을 하고 있어 자주 발생하는 테트라포드 낚시꾼 추락사고 등을 위한 긴급출동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용선기자

세월호 침몰 등 잇따른 대형참사에 `골든타임`(4~6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포항 영일만항 내 일부 노점상들이 진입로에 간이테이블을 쌓아둔 채 장사를 하고 유사 시 구급활동에 큰 지장이 우려되고 있다.

21일 오후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한리 영일만항 어항방파제 인근의 횟집촌. 200m 남짓한 방파제 초입에는 10여개의 횟집이 하나의 식당가를 형성하고 있다. 이곳의 특징은 방파제 위 테이블에 앉아 동해의 바닷바람을 몸으로 느끼며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는 점. 이 때문에 주말과 휴일이 되면 가족·연인 단위의 관광객과 낚시꾼들의 휴식처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문제는 이들 간이테이블이 방파제 진입로 위에 놓여 있어 긴급 차량 진입에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방파제 진입로의 폭은 6~7m로 차량 2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이지만 간이테이블 수십여개가 도로 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차량 한 대도 겨우 지나갈 정도의 여유만이 남아있는 상태다.

이 같은 이유로 방파제를 찾은 시민·관광객들이 불의의 사고에 직면할 경우 이를 구조하기 위해 출동한 차량이 이곳을 지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을 소비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12일 오후 7시30분께 이곳 방파제 테트라포드에서 김모(44)씨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인근 포항북부소방서 흥해119안전센터에서 출동했으나 진입로 위에 적치된 간이테이블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김씨의 상태가 그리 심각하지 않아 구조를 마무리짓기는 했으나 상태가 위급했을 경우 하마터면 소중한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당시 출동한 소방관은 “구조현장까지 진입하는데 4~5분의 시간이 소요됐다”며 “1분 1초를 다투는 구조·구급현장에서 출동로 확보의 중요성은 매우 강조되고 있는 만큼 적치된 물건이 없었다면 보다 빠른 구조가 가능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공용구조물을 활용한 무분별한 상혼에도 불구하고 관계기관인 포항지방해양항만청과 포항시는 함부로 손쓰기 힘든 입장이라며 뒷짐만 지고 있다.

포항항만청에 따르면 수년전 영일만항 개발과 맞물려 이곳 불법 노점상들의 양성화차원에서 횟집이 들어섰으며, 불법 노점상을 더이상 운영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포항해양항만청 관계자는 “허가 당시 무분별한 노점행위를 하지 않는 조건을 내걸고 장사를 허용했지만 쉽게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며 “그렇다고 테이블을 모두 철거하라고 할 경우 상인들이 생계권 보장을 요구하고 나설 수 있어 함부로 조치하기에도 힘든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항만청 관리 구역으로 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발뺌해 빈축을 사고 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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