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서 불허 판정… 양덕초 학생 일부 인근지역 분산배치 제안
주민 “전국 손꼽히는 과밀학급 고려않아”… 대규모 반대운동 조짐

최근 수년간 급격한 인구증가로 학급과밀화 현상을 겪고 있는 포항 양덕지구의 초등학교 신설이 무산돼 주민 반발이 거세게 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포항교육지원청은 교육부가 지난 15일 중앙투·융자심의위원회 심사를 통해 포항교육청이 신청한 `양서초등학교 신설에 관한 계획`을 불허했다고 18일 밝혔다.

또한 교육부는 포화상태인 양덕초등학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학생 일부를 인근 학교에 분산배치토록 하는 내용을 검토하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결정으로 포항의 신도심지역인 양덕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로서 해당지구 학생 대부분을 수용해 교실 부족 현상이 심각한 양덕초등학교 문제는 또 한 번 미궁에 빠지게 됐다.

포항교육청에 따르면 삼구트리니엔, 삼성쉐르빌, 남광하우스토리 등 6개 대규모 아파트단지 학생을 모두 수용하고 있는 양덕초는 총 46학급 1천726명의 학생으로 학급당 학생수가 37.5명에 이르러 포항은 물론 전국에서도 손꼽힐 만큼 과밀 학급인 상황이다.

장흥초, 송곡초, 장원초 등 인근지역에 취학이 가능한 학교가 있으나 통학거리가 도보로 30~40분에 이르러 어린 학생들이 등하교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포항교육청은 가까운 지역에 있는 학교 부지 1만1천500㎡에 총 36개 학급, 수용인원 1천130명 규모인 양서초를 신설해 학급과밀화 현상을 해결하려 했으나 교육부의 승인이 이뤄지지 않은 것.

이처럼 학교 건립이 사실상 물건너가게 되자 양덕초 학부모를 중심으로 한 지역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이 지난해 포항시 승마장 조성사업에 대한 반대운동에 이어 또다시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6·4지방선거 출마 당시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이 양서초 신설을 공약사항에 포함한 만큼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대규모 집회도 불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유현재 양덕주민협의회 대표는 “이번 결정은 지역의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교육부의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하며 “19일 현수막 내걸기를 통해 주민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전하고 오는 23일 주민대표를 중심으로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포항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요청에 이어 교육청도 학교 신설의 필요성을 인식해 교육부에 신설 인가를 요청했으나 적격 판정을 받지 못해 답답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해당지역은 학교 부지로 지정돼 학교 건립 이외에는 다른 용도로 쓰일 수 없기에 빠른 시일 내에 철저한 자료준비를 거쳐 신설을 재신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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