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군부대의 불미스런 사건 사고가 빈번하다. 군의 명예가 훼손되고, 국민의 군에 대한 신뢰가 손상을 입는다. 과거에는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군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금은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언론들이 낱낱이 보도한다. `드러나는 사건 사고`가 많은 것은 투명사회로 가는 행보에 군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을 군명예 실추라 생각하기 보다 군이 새로이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22사단 GOP에서 제대를 눈앞에 둔 임모 병장이 `무시당한 데 대한 보복심리`로 동료들에게 수류탄을 투척하고, K-2 소총을 난사해 5명을 살해하고 여러명을 부상케 한 사건이 있었고, 바로 그 22사단을 관할하는 제1군사령관인 4성 장군이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서 만취상태에서 추태를 부렸다. 특히 그 시기는 대통령이 외국 순방중이어서 지휘관은 위수지역을 벗어날 수 없을 때였다. 우리나라에 8명 뿐인 대장인데, 그는 이 일로 옷을 벗어야 했다.

충북 증평군 13공수특전여단에서는 포로체험훈련을 하던 중 부사관 2명이 질식사하고 3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머리에 씌우는 두건이 시중에서 파는 신발주머니여서 공기가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포로가 됐을 때 탈출하는 훈련이었는데, 이런 위험한 훈련을 하면서 응급 의료장비도 없었고, 위기상황시 대처할 매뉴얼도 없었다. 이 일로 훈련교관 4명이 중과실 치사상 혐의로 군검찰에 송치됐다.

윤 일병 사망사고는 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는 선임병들에게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했다. 주위의 동료들은 `저렇게 맞으면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은 선임병들이 무서워서 한 마디 말도 못했다. 당초 가해자들은 상해치사로 기소됐으나, 국민적 분노가 극에 달하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최근에는 또 신병의 입에 전류를 통하게 하는 가혹행위를 한 사실마저 밝혀졌다. 전기고문과 다를 것 없는 짓을 자행한 이들은 대체 어떤 정신구조를 가졌는가.

사건 사고는 이에 그치지 않고 계속 터진다. 16일에는 포항 오천읍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수류탄 폭발사고가 나서 박모 훈련병이 사망하고, 교관 1명과 옆 참호에 있던 훈병 1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수류탄은 K400 세열수류탄으로 살상범위는 10~15m이다. 수류탄 투척 훈련장은 군기가 가장 엄격하다. 모조 수류탄으로 여러 번 연습을 한 후 방송에서 나오는 지시에 따라 훈련을 하고, 옆에는 만약을 대비해 교관이 지킨다. 따라서 `안전핀을 뽑은 후 바로 폭발`했다면 이것은 수류탄의 불량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제조사가 납품한 수류탄 전량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 군납품 비리도 손 봐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