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 검은돌장어`를 아십니까

▲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죽성리 포구 인근에 형성되어 있는 장어구이 식당. /이용선기자

장어는 생김새가 거의 비슷비슷

※ 글 싣는 순서

① 프롤로그
② 무엇이 다른가
③ 지역마다 다른 이름
④ 돌장어 잡이 배에 타보니…
⑤ 레시피 개발 한창
⑥ 포항 대표향토음식 비상 꿈

우리가 흔히 즐겨먹는 생선 가운데 장어처럼 이름과 종류가 복잡하고 다양한 종도 찾기 힘들다. 일반적으로 원통형으로 가늘고 긴 형태를 띠고 있는 장어는 생김새가 거의 비슷비슷해 일반인들은 정확하게 구분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처럼 스테미너 식품의 대명사인 장어는 다양한 종류만큼 지역마다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먼저 영일만검은돌장어와 형제격이라 할 수 있는 붕장어는 갯장어와 먹장어의 중간크기로 등 빛깔이 암갈색을 띠며 배지느러미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내만의 해조가 무성한 모래바닥이나 민물이 흘러드는 물살이 느린 곳에 무리를 이뤄 살며 낮에는 모래 바닥과 바위 틈에 숨어 있다가 밤에 나와서 먹이를 잡아먹는다. 붕장어는 우리나라 남해안을 중심으로 1년 내내 어획이 이뤄지고 있지만 10월 중순부터 2월까지 겨울철 동안 잡히는 붕장어를 최고로 쳐준다. 현재는 경남 통영, 전남 여수 일대에서 어획량이 가장 많은 편이나 유명세로는 부산 기장의 붕장어가 가장 높다. 이중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죽성리 월성마을에는 10여개의 붕장어 전문식당이 모여 수십여년 전부터 붕장어요리를 전문적으로 만들고 있다. 겨울철이 되면 이곳에서는 붕장어의 횟감을 만드는 칼질 소리와 숯불에 붕장어를 굽는 연기가 자욱하다. 이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기장군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매년 10월 붕장어축제를 개최해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축제에는 각종 문화 공연, 먹거리 장터와 함께 붕장어 정량달기, 붕장어 이어달리기, 붕장어 맨손잡기, 깜짝 수산물 경매, 붕장어 요리강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리고 있다.

갯장어 요리는 샤브샤브가 최고

검은돌장어, 붕장어와 가까운 친척이라고 볼 수 있는 갯장어(참장어)는 바다장어 중 가장 큰 몸집을 자랑한다. 수심 20~50m의 모래바닥과 암초가 있는 곳에 주로 분포하지만 때로는 깊은바다로 이동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남 여수, 고흥을 중심으로한 서남부 연안에서 주로 잡히며 일본 남부해, 동중국해, 중국 연안에도 서식한다. 갯장어가 가장 유명한 지역인 여수 국동항에서 배로 10여분 정도 걸리는 대경도에는 갯장어 요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식당이 많이 모여 있다. 수많은 갯장어 요리 중 첫손에 꼽히는 요리는 갯장어 샤브샤브이다. 갯장어의 머리와 뼈, 대추, 인삼, 버섯 등의 각종 한약재를 고아 육수를 만들고, 칼집을 낸 갯장어 포를 넣은 이 샤브샤브는 갯장어의 쫄깃한 육질을 느낄 수 있는 별미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갯장어회는 먹을 때 가시가 많기 때문에 잘게 썰어서 먹어야 한다. 또 회를 위해 포를 뜨고 남은 등뼈는 버리지 말고 따로 모아뒀다가 뼈 튀김 요리를 하면 고소하고 아삭한 맛이 일품이다. 갯장어 등뼈는 달걀보다 27배나 높은 칼슘을 함유하고 있다.

 

▲ 시랑리 한 식당의 짚불구이 곰장어 요리모습. /이용선기자

곰장어로 유명해진 기장

수많은 장어류 중 가장 크기가 작은 편에 속하는 먹장어는 눈이 퇴화되고 미꾸라지와 비슷하게 생겼으며 입은 구멍 모양으로 돼 있는 원시어류이다. 부산, 경남지방에서는 `곰장어(꼼장어)`라 불리는 먹장어는 바닥이 펄질인 수심 45~60㎝의 연안이나 내만의 얕은 바다에 주로 살며, 산란기인 8~10월이 되면 약간 더 깊은 곳으로 이동해 산란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인근 해안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며 일본 중부 이남 해역에서도 잡힌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에 가면 `짚불곰장어`라는 간판이 걸린 음식점이 여럿 있는데 짚불곰장어는 볏짚을 태우는 불 위에 산 먹장어를 통째로 구운 뒤 손으로 비벼서 껍질을 벗겨내 먹는 것으로 곰장어 요리법 중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기장에서 장어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태용(53)씨는 “장어의 종류는 매우 다양한 편이라 오랫동안 장사를 한 사람도 헷갈릴 정도”라며 “기장에서는 오래전부터 어떻게 하면 장어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요리법을 다양하게 개발해 오늘날 장어가 가장 유명한 지역으로 성장하게 됐다”며 영일만검은돌장어가 지역특산물로 성장하려면 맛있는 요리법 개발이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동혁·김혜영기자

    박동혁·김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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