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 벙커C유 사용 환경오염 유발
“12년간 더 사용 계획” 입장 고수에 비난 목소리

친환경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 대신 저렴한 벙커C유를 열병합발전 원료로 사용해 지역민들의 건강에 피해를 주고 있는 한국지역난방공사가 대구시 등의 개선책 요청에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2일 대구시에 따르면 한국지역난방공사 대구지사의 열병합발전소가 저질 벙커C유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지역민들이 미세먼지와 황산화물 배출로 인한 환경오염으로 주민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개선책을 요구하고 있으나 공사측이 기계설비 연한을 이유로 향후 12년 동안 벙커C유 사용을 포기할 뜻이 없음을 밝히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대구지사의 열병합발전소는 황함유율 0.3% 이하를 사용하는 청주·수원보다 황 함유율이 높은 저질 벙커C유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에 따라 대구시의회와 달서구의회가 열병합발전소를 방문해 미세먼지와 황산화물로 인한 환경오염을 이유로 청정연료인 LNG로 연료 전환을 요구한 바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대구지사는 지난 1997년 시설 준공 이후 18년 동안 저질 벙커C유(탈황함유율 1% 미만)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으나, 법적 허용기준을 준수하고 있으며 연료 전환을 위한 시설 교체 비용 등을 이유로 기계설비 연한인 2026년까지 12년간 더 사용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게 대구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난방공사가 지역민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대응하자 대구시는 3일 대구시청에서 연료전환과 관련해 간담회를 갖고 지역난방공사를 강하게 압박할 움직임이다.

이날 간담회는 지역난방공사가 있는 달서 갑 지역구 국회의원인 홍지만 의원을 비롯해 한국난방공사 사업본부장, 대구지사장 등 난방공사 관계자와 대구시 행정부시장, 환경녹지국장 등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만 유독 저질 벙커C유를 사용하고 있는 이유와 청정에너지 시설 교체 계획과 기간 등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시설 교체 등을 강하게 요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본사 차원에서 개선 방안과 함께 즉각적인 시설교체가 어렵다면 일정 기한을 정해 LNG 시설로 전환은 물론 시설교체 전까지의 오염 저감 대책을 요구하고, 지난 18년간 타지역 보다 저질 벙커C유를 사용하면서 발생한 영업이익과 대구시민들에 대한 피해보상도 요구할 계획이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