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악구조협회와 함께 한 中國 설보정 트레킹 ⑤

▲ 구채구에서 가장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진주탄 폭포.
▲ 구채구에서 가장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진주탄 폭포.

오늘은 주자이거우(구채구:九寨溝)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구경하는 날이다. 구채구 풍경구는 중국 내에서도 유명한 관광지로 관광객이 많기로 소문이 나 있어 새벽에 출발하기로 했다.

아침 5시반경에 일행들은 아침식사를 하지 않은 채 차에 올랐다. 식사는 오늘만큼은 도시락을 준비해 도중에서 해결할 계획이다. 구채구 주차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차가 밀려 있어 일행들은 차에서 내려 도보로 걸어 6시 20분경 주차장에 도착했다. 가이드가 표를 사러간 사이에 자리에 대충 앉아서는 아침식사를 했는데, 외국에 나와서 좋은 구경을 하려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이곳 구채구는 쓰촨성 성도(城都)인 청두(成都) 북쪽 약 450km에 위치하고 있으며, 중국 쓰촨성 북부의 아바 티베트족 창족 자치구에 있는 자연보호구이다. 수십 개의 폭포와 호수가 만들어내는 동화세계 같은 자연 풍광으로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곳이다. 산의 주봉인 설보정을 중심으로 만년설의 민산산맥에서 흘러나온 물이 호수와 늪을 이루거나 폭포를 만들어냈다. 자연이 선물한 물의 정원이 바로 구채구다.


황산을 보면
다른 산을
보지 않고
구채구를 보면
다른 물을
보지 않는다


100개 이상 호수들 박람회 방불

산맥에서 흘러든 석회석 성분이 연못 아래 침전되어 낮에는 청색, 저녁에는 오렌지 등의 다채로운 독특한 색을 보여주는 호수가 100개 이상 이어져 있는 특색 있는 관광지다. 구채구라는 지명 이름은 골짜기 아래 장족마을 9개가 위치한데서 유래되고 있는데, 제일 관광명소는 산골짜기 Y자형의 측자와구, 일측구, 수정구 지역이다. 중국인들에게는 `황산을 보면 다른 산을 보지 않고, 구채구를 보면 다른 물을 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구채구는 물의 정원으로 유명하다는 뜻이다. 가지고 온 도시락으로 아침식사를 간단히 한 후에 가이드를 따라 셔틀버스에 올랐다. 먼저 구채구의 Y자 구간 중 오른 쪽 윗부분의 일측구에 올랐는데, 전죽해 지점에서 내렸다.

전죽해에서 계단을 내려오면서 각양각색으로 펼쳐져 있는 호수를 본다. 구채구는 도보로 내려오면서 마치 호수박람회와 같은 명소를 보는 트레킹 관광 수준이다. 일측구 구간은 위로부터 방초해, 전죽해, 팬더해 폭포, 오화해, 진주해, 진주탄폭포, 경해가 자리잡고있는데, 위쪽 방초해부근은 해발 2천800m지점이다.

맨 꼭대기에 자리잡은 전죽해를 보고 내려오니 팬더호가 자리하고 있다. 팬더가 자주 나타난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팬더해를 돌아서 나가니 팬더 폭포가 시원하게 물줄기를 떨어뜨리는 모습이 눈이 부시다.

▲ 팬더가 자주 나타난다는 팬더 폭포.
▲ 팬더가 자주 나타난다는 팬더 폭포.

다섯가지 물빛 색깔의 오화해

팬더폭포에서 10분쯤 내려오면 오색찬란한 오화해의 그림같은 풍경이 있다. 구채구에 위치하고 있는 114개 호수 중에서 물빛이 가장 아름답다는 오화해이니 함께한 관광객들이 오화해의 맑은 물빛과 호수에 어려 나는 풍경에 넋을 뺏긴다.

일측구의 하이라이트는 진주탄 폭포다. 진주탄을 둘러보고 내려가니 진주탄을 흘러온 물줄기들이 일대 장관을 연출하며 쏟아 내린다. 자연 속에서 계속되는 아름다운 호수와 폭포를 보고 있으니 여기가 어디인지, 환상의 세계인지조차 착각할 정도로 좋은 풍광들이다. 구채구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찾고, 그 만큼 아름답다는 오화해 주차장에 버스가 섰다. 해발 2천472m에 만들어진 이 호수는 물빛이 보는 각도에 따라 5가지로 변한다고 한다.

조금 더 내려가면 구채구의 산과 하늘이 거울처럼 비쳐지는 경해 호수가 나타난다. 가는 길에서 잠시 멈추고 주변의 원시살림들을 살펴본다. 구채구가 물과 호수로 상징되는 곳이지만 이곳을 트레킹하면서 살펴보는 원시살림도 구채구 여행의 백미를 보는 것처럼 기운을 더해준다.

▲ 물의 정원으로 알려진 구채구 호수의 전경.
▲ 물의 정원으로 알려진 구채구 호수의 전경.

물이 얼지 않는 오채지

아침부터 계속 트레킹하며 구채구의 일측구에 있는 명풍경들을 보았다. 운치가 빼어나 호수와 자연경관들을 보다보니 어느덧 점심 때가 됐다. 우리 일행들은 셔틀버스를 타고 주차장 중앙에 마련된 식당가로 갔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동시에 6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음식 식당가이다. 라일락 식당에서 비빔밥을 시켜먹고서는 바삐 나섰다. 좋은 구경을 많이 하려면 식사시간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관광쇼핑센터를 한번 둘러보고서는 다시 나와서는 일행들은 다음코스인 측자와구로 향했다.

첫 번째로 오채지에 들렀다. 테크로 만들어진 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보는 오채지는 보는 각도에 따라서 호수의 색깔과 느낌이 다르다. 그래서 오채지라 했는가. 황룡에도 오채지가 있었는데, 여기 구채구에도 오채지가 있다. 황룡의 오채지는 해발 3천500m 지점에 모여 있는 600여개의 작은 호수 군락지를 지칭한다. 구채구 오채지 호수는 맑은 에메랄드빛 물이 특징으로 기온이 떨어져도 물이 얼지 않는다고 한다. 오채지를 구경하면서 계단을 내려오다 보니 계단 옆에서 이곳 티베트인의 고유 의상을 빌려주고 사진을 찍는 곳이 있다. 관광객이 의상을 빌려입고 사진을 찍는데, 가격을 물어보니 20위안이라 한다.

▲ 티베트 고유의상을 입고 있는 수정채 주민들.
▲ 티베트 고유의상을 입고 있는 수정채 주민들.

티베트인 전통마을 수정채

오채지 관람을 마치고 셔틀버스로 낙일랑폭포로 향한다. 낙일랑은 티베트어로 웅장하다는 뜻이다. 이름만큼이나 낙일랑폭포가 웅장한 모습이다. 이제 구채구에서 마지막 남은 수정구 구간 구경이다. 5km 구간의 호수가 펼쳐져 있다. 수정구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수정폭포에 도착했다.

직벽으로 떨어지는 폭포가 아니라 울퉁불퉁한 물길을 따라 이리저리 부딪치며 떨어지는 폭포다. 물방울을 튀기며 쏠아지는 하얀 물줄기들이 만들어내는 그림이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폭포 중간 중간에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자연이 만들어낸 걸작이다.

수정폭포를 지나면 수정군해가 나오고, 그 모습에 감탄하면서 아래쪽으로 내려오니 와몽해가 나오는데 이어지는 호수들의 모습에 계속 걸어왔어도 오히려 다리에 힘이 더 붙는 것 같다.

화화해에 섰다. 불꽃같은 바다를 뜻하는 것일까? 이곳 호수 역시 산 그림자를 물 위에 담고 조용히 있는데,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서 있다. 마치고 나오는 길에 전통마을인 수정채도 잠시 들려 구경했는데, 현지인들의 생활모습을 알 수가 있고 또 갖가지 특산품을 비롯한 상품들은 티베트인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 구채구 전통마을 수정채 전경.
▲ 구채구 전통마을 수정채 전경.

자연은 정중동의 지혜 일깨워

이제 구채구의 아름다운 호수와 폭포, 그리고 원시산림으로 이어진 자연경관 등을 눈이 시리도록 보았다. 그렇듯 자연은 정중동(靜中動)으로 인간에게 지혜와 가르침을 주고 있다.

무려 5시간에 걸쳐 구채구 풍경구 일대를 하이킹한 셈이다. 그렇잖아도 중국에 오면 등산을 못해서 어쩌나 했는데, 이번 설보정 트레킹은 설보정을 중심으로 한 황룡, 구채구 풍경구의 명소들을 발품으로 봤으니 고된 등산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채구를 원없이 둘러보고서는 오후 3시 20분경에 주차장에 모여 버스를 타고 구채구 시내로 들어오면서 필자의 생각은 온통 자연과 더불어 있다. 자연이 인간을 보호한다는 자연보호사상 속에서 자연사랑에 대한 평상시의 마음을 그대로 느껴본다. 하이킹 수준이나 다름없는 구채구 관광을 마치고서 저녁 식사로 뿌달라 식당에서 현지에서 나는 야크 소불고기로 저녁 식사를 했는데 뷔페식이었다.

▲ 손경찬 ㈔독도사랑운동본부 대구시연합회장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우리 속담이 있지만 워낙 빼어난 경치에 정신을 뺏기다보니 배고픔도 잊고, 야크소불고기의 맛남도 잊어버릴 지경이다. 식사 후에 호텔로 돌아가서 오늘 보았던 풍경들을 대충 정리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늦은 시간 꿈속으로 들어갔다. 정말 멋진 하루였다. 구채구의 아름다운 절경을 노래한 한시의 표현을 빌려 적어본다.

“구채구의 봄은 신록을 즐기며 구채구의 여름은 푸르름이 온통 뒤덮여 있고, 구채구의 가을은 산과 물이 흰색이고 구채구의 겨울은 모든 산에 눈이 가득하구나!”

/손경찬 ㈔독도사랑운동본부 대구시연합회장

    손경찬 ㈔독도사랑운동본부 대구시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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