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에 기승 재선충 매개체 솔수염하늘소 울산·포항 경계지역서 확산
경주시, 소나무이동 차단 등 강력 대처… GPS데이터화 과학방제 필요
소나무재선충이 천년고도 관광지인 남산 등 국립공원 8개소(1만3천655ha)를 끼고 있는 경주지역까지 옥죄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소나무재선충 매개체인 솔수염하늘소가 매년 송이가 생산되는 가을철에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경주에는 현재 재선충병이 울산지역에서 올라오거나 포항에서 내륙으로 확산되는 분위기여서 아래로는 `양남선`, 북으로는 `강동선`을 사수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경주시는 작년 하반기에 시역 경계지점인 영남면(울산)과 강동면(포항) 지역의 임야에서 집중적으로 소나무 고사목이 발견됐었다. 시는 이에 따라 40억원을 투입, 지난해 9월부터 올 4월까지 고사목·의심목·감염우려목 등 소나무 7만8천그루를 제거하고 밀봉훈증소독작업을 하는 등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의심되는 고사목 확산을 막기 위해 전 행정력을 쏟았다.
그러나 재선충은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잠복해 있던 매개체인 솔수염하늘소가 활동을 재개하면서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경주의 전체 임야는 시 전체 면적의 3분에 2에 이르는 8만9천ha인데, 시는 이중 소나무재선충 감염이 우려되는 산림면적은 침엽수림과 혼합림 지대 5만9천333ha로 분석하고,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연간 이동 능력이 2~3㎞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 매개충 자체로 인한 감역 확산을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감염목의 이동에 따른 확산이 더 문제가 된다고 판단되면 가을철 소나무 이동 차단 대책도 마련했다.
경주지역 산주들은 울산과 포항 경계점에 머물고 있는 재선충병이 시내일원으로 퍼지면 경주관광지는 물론 남산과 역내 골프장 등이 걷잡을 수 없는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보다 체계적인 관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모 산림전문가는 “일선 지자체들의 소나무재선충 차단 대책은 병이 출현하면 제거 및 밀봉훈증하는 `119소방대`식이 고작”이라면서 “소나무 고사목 발견·방제지역과 규모 등을 GPS로 데이터베이스화 해 병충해 발생지역 지도를 그려 나가면서 향후 발생 예상지역에 대해 방역활동을 하는 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나름대로 대책을 세우고는 있으나 재충병은 박멸을 할 수 있는 약제가 없다는 점이 치명적”이라면서 “올가을에 관련된 소나무재선충병이 얼마나 나타날지를 몰라 현재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황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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