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참전 美 용사 딸 블란코씨, 당시 아버지 근무지 2작사 찾아

▲ 육군 제2작전사령부 이순진 대장이 58년 만에 미군 참전병사 아버지를 대신해서 2작사를 찾은 블란코씨에게 부대원들이 마음을 담아 제작한 기념액자를 전달하고 있다.

육군 제2작전사령부(사령관 이순진)에 58년 만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28일 육군 제2작전사령부를 찾은 미군인 머린 블란코(68·여)씨가 그 주인공.

블란코씨는 지난 3월 95살의 나이로 사망한 아버지를 대신해 전쟁 당시 근무했던 한국과 2작사를 찾은것.

블란코씨의 아버지 스탠리씨는 6·26 한국전쟁 당시인 1950년 소령으로 참전했다가 휴전 이후에도 한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1956년까지 육군 제2군사령부(제2작전사령부의 전신)에서 병참참모부 및 8기지창 고문관으로 일하며 국군의 기틀을 다진 뒤 한국을 떠났다.

미국으로 돌아간 스탠리 소령은 6년가량 머물렀던 한국을 항상 그리워했고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입버릇처럼 한국을 다시 찾고 싶다고 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지난 3월 고인이 되고 말았다.

블란코씨는 아버지가 한국 방문의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다 아버지가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의 군부대를 찾기 시작했다.

블란코씨의 이 같은 사연은 미국에 사는 교포를 통해 한국으로 전해졌고 그의 사연을 들은 재향군인회는 블란코씨가 2작전사령부를 찾을 수 있도록 주선해 이날 58년 만에 참전 미군 아버지 대신 딸이 방문하기에 이르렀다.

블란코씨는 아버지가 귀국할 당시 강문봉 2군사령관에게서 받은 감사장과 편지, 사진 등을 가져왔고 편지에는 생전 스탠리 소령이 한국과 2작전사령부를 그리워하던 마음이 절절히 담겨 있어 부대원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에 육군 제2작전사령부측은 2작전사령관 이순진 대장이 직접나서 블란코 여사를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미군 참전용사의 가족으로 정중하게 예우하고 조촐한 환영식을 열었으며 전 부대원의 마음이 담긴 기념액자를 전달했다.

또 이 자리에는 마침 UFG 연습에 참가했던 미군들도 자리를 함께해 더욱 뜻 깊은 자리가 되었다.

블란코씨는“아버지에게 말로만 들었던 2작전사령부를 직접 찾아보니 가슴이 벅차다”며 “한국이 발전한 모습을 아버지가 직접 보셨다면 매우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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