꼿꼿이 서서 저만치 독도를 향해 손짓하는구나

 

▲ 울릉도의 상징이 된 성인봉(聖人峰)은 풍수설에 의해 `성스러운 사람`이 탄생한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독도와 함께 동해를 표표히 지키며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산이기도 하다.
▲ 울릉도의 상징이 된 성인봉(聖人峰)은 풍수설에 의해 `성스러운 사람`이 탄생한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독도와 함께 동해를 표표히 지키며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산이기도 하다.

“독도가 대한민국이다. 독도를 잃으면 나라를 잃는 것이다”는 이 말은 독도사랑운동본부가 발족될 당시에 고문을 맡고 있던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한 말이다. 독도와 관련된 명언들이 많고 많지만 이 말은 독도사랑하는 마음의 기본으로 울려나고 있다.

사단법인 독도사랑운동본부(총재 강석호 국회의원)가 2009년 결성된 이후 독도현지와 울릉도 그리고 전국의 각 지역을 찾아다니며 독도사랑 캠페인과 홍보행사를 해왔다.

이번에도 필자는 독도사랑운동본부 대구연합회장 자격으로 독도현지에서 개최되는 중앙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울릉도를 찾았고, 날씨관계로 비록 독도에는 발을 디디지 못했지만 계획된 행사와 독도수비 의경들에게 기념품 등을 전달했다.

울릉도에서 2박3일 있는 동안에 행사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울릉도 성인봉 등산까지 했으니 산이 있으면 오르고 싶은 필자의 충동심이 발동했는가 보다.

성인봉은 작년 9월에도 등산한 적이 있는데 다녀온 등산기를 경북매일 9월27일자에 `신비의 섬, 울릉도`란 제목으로 게재한 바 있다.

등산 초입부터 가파른 경사에도 탁 트인 바다보며 걷는 즐거움 두배
맑은날엔 독도 `한눈에`… 나무계단길·출렁다리로 하산 발걸음 재촉

성인봉 등산 출발점은 대략 세 코스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 코스인 안평전에서 출발해 팔각정, 성인봉, 나래분지, 천부 코스인데 5시간20분 정도 걸린다.

두 번째는 KBS중계소 코스로 출발지만 다를 뿐 팔각정을 거쳐 성인봉에 올랐다가 나래분지, 천부로 내려오는 코스는 같은데 소요시간은 5시간 40분정도다. 그리고 세번째는 대원사에서 출발해 팔각정, 성인봉, 나래분지, 천부로 내려오는 코스로 6시간이 소요된다.필자는 지난해 천부에서 시작해 나래분지를 거쳐 성인봉에 올라 팔각정을 경유해 도동항으로 되돌아왔는데, 이번에는 안평전에서 출발해 다시 KBS중계소 코스로 내려올 계획이다.

새벽같이 일어나 등산 준비를 하고서는 사진작가와 함께 등산길에 올랐다. 오전 6시에 숙소인 울릉마리나호텔을 출발해 안평전 마을로 향했다.

안평전은 산 안쪽 깊숙한 곳에 있는 평지라는 의미인데, 나무도 울창하지만 평지도 있어 농사짓는 사람들이 거주하면서 마을이 형성된 곳이다.

마을에서 보면 성인봉으로 올라가는 중턱으로 주변에 관모봉, 망향봉등이 있어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는데, 옛 선인들이 이주정책에 따라 울릉에 온 후 날마다 망향봉에 올라 고향을 그리워했다고 하여 망향봉이라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안평전에서 출발해 등산길은 1.2km 지점까지 가파른 산길이 펼쳐지지만 등산 초입부터 바다가 보이고 시야가 탁 틔어져있어 좋다. 막힌 산길과는 다르게 상쾌한 출발을 할 수 있으니 산행의 즐거움이 배가 된다.

▲ 독도사랑 SNS기자단과 함께 기념사진.
▲ 독도사랑 SNS기자단과 함께 기념사진.
경사지면을 타고 올라 산 능선 길을 걸어서 관창봉에 도착했다. 잠시 주변을 살펴보고서는 다시 산길을 타고 한참 올라가니 삼거리가 나오는데 곧장 가면 바람등대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하산하는 길목의 팔각정이 나타나는 곳이다.

필자는 계속 직진을 해 올라가 해발 900m 바람등대에 올랐다. 잠시 쉬면서 사방을 둘러보니 울릉도의 모습은 사면이 바다이고, 거주지역이 좁은 탓에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고 사는 마을들이 올망졸망하다는 느낌을 준다.

저만치에 성인봉이 버티고 섰다. 정상에 오르는 마지막 구간이라서 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등산객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사진작가와 둘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계속 올라 드디어 성인봉에 도착했다.

▲ 성인봉 정상에서 필자.
▲ 성인봉 정상에서 필자.

해발 986m 높이에 자리잡고 있는 성인봉(聖人峰)은 `성스러운 사람`을 뜻하는 봉우리다. 지명 유래를 살펴보면 이 산이 워낙 명산이다 보니 이곳사람들이 정봉 꼭대기에 조상의 묘를 쓰면 자손 중 성인(聖人)이 나올 만큼 이 잘된다는 풍수설에 의해서 나온 말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이 성인봉 두 번째 산행이라 성인봉 정상은 눈에 익은 풍경이지만 이번에는 필자가 독도사랑운동본부 일원으로서 행사 차 왔다가 다시 오른 성인봉이기에 새로운 느낌이 든다. 먼저 눈을 돌려 독도 쪽으로 바라보았지만 흐린 날씨라 보이지 않고 짙은 바다만 보일뿐이다. 사실 울릉도 땅에서 해발 167m 이상 지점에서는 독도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말한다.

관련해서 한 가지, 독도가 울릉도의 부속 섬이라는 사실에 대해 짚고 넘어갈 사안이 있어 적어본다. 옛 문헌과 현실적 지배에 의해 독도가 우리 땅이 명백함에도 일본이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울릉도 주민 또는 울릉도 땅에서 일상적으로 독도를 볼 수 있고, 일찍부터 독도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역사적 문헌에 대한 해석에서도 우리영토임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된다.

그런데 일본 외무성은 관변학자인 가와카미 겐조의 `다케시마의 역사지리학적 연구`(1966)에서 `울릉도에서 독도 관측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 논거로 독도의 해발고도를 157m, 눈 높이를 4m로 대입하면 시야로 볼 수 있는 거리는 30.305해리인데 울릉도와 독도의 거리가 49해리이므로, 울릉도에서는 독도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 국제법학자 이한기 박사는 가와카미의 계산은 키 1.5m인 사람이 수평면에 서서 관찰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독도의 해발고도가 174m 이며, 울릉도와 독도의 거리가 47.4해리이므로, 이 값을 이용할 경우 키가 1.7m 이상인 사람이 울릉도의 해발고도 100m 이상의 높이에서 독도를 쳐다본다면, 얼마든지 볼 수 있다는 사실 증명을 확인시키기도 했다.

성인봉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면서 울릉도의 면면을 마음에 담고 있기에도 바쁜데, 함께 온 사진작가가 필자에게 태극기를 걸머지고 이런저런 포즈를 취하라고 권유한다.

앞으로 독도사랑운동본부에서 행사를 할 때마다 울릉도를 방문해야 하니 등산을 좋아하는 필자로서 성인봉과는 많은 인연이 이어질 예감이 들어 정감에 취해본다.

▲ 외국 방송국과 인터뷰하는 필자.
▲ 외국 방송국과 인터뷰하는 필자.
“성인봉./ 다시 이 자리에 섰다./ 망망대해에 우뚝 솟아/ 육지를 향한 그리움을 키워왔듯/ 여기 오르기까지는/ 또 1년의 세월이 흘렀으니/ 그리워한 것은 사실, 나였구나.//해발 984m/ 표지석을 어루만지다가/ 바다 가운데 푯대를 올리고/ 이 땅을 고고히 지켜온 섬,/ 독도 생각에 회한이 펄럭인다./ 흐린 날, 섬에 오르면/ 갈매기 울음조차 그리 반갑구나.”(자작시 `성인봉에 다시 올라` 전문)

다시 하산길에 나선다. 하산길은 나무계단으로 내려가는 길이 많아 다소 편하다. 올라왔던 바람등대를 지나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내려서니 팔각정이 있다. 팔각정에 도착해 잠시 쉬다가 다시 길을 걷는데 이정표를 보니 도동까지는 3.2km를 가리키고 있다.

20분 정도 내려오니 출렁다리가 있고, 출렁다리를 지나 다시 20분정도 내려서니 삼거리가 나오는데, 대원사와 KBS중계소로 갈라지는 곳이다. 걸음을 재촉해 KBS중계소에 도착하니 오전 10시 반경인데, 아침에 숙소를 출발한지 4시간 반이나 흘렀다.

성인봉 등산은 끝이 났지만 독도사랑운동본부 SNS기자단들과 만나기로 약속한 저동항으로 가서 행사를 한 뒤에 해안도로 트레킹하기로 작정했다. 이왕 울릉도에 왔으니 여가시간을 이용해 이곳 관광지를 더 둘러볼 요량이다.

택시를 타고서 저동항 활어직판장 앞에 도착해 일행들을 만나 해안산책길로 향했다. 함께 걸어 촛대암 태안산책로길, 소라계단, 도동등대, 행남산책로를 걷는다.

일행들과 함께 산책길을 걸으면서 길게 이어진 나무테크 길, 천연동굴, 절벽 길에다가 바위에 부딪쳐 부서지는 하얀 파도의 모습 등 해변가 특유의 비경을 맛보았는데, 해안산책길은 울릉도를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인기코스라 한다. 암벽 등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철교나 보도를 만들었으니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도 명물이 되고 있는데, 자연보호 차원에서는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SNS기자단들과 도동항에서 대화의 시간을 가진 후 필자는 저녁 무렵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 로비에서 부산MBC 방송국장을 만나 베트남 영국방송국 기자 일행들과의 인터뷰 때문이다.

외국 방송국 기자를 만나 독도사랑운동본부 대구연합회장인 필자의 입장에서 독도사랑운동과 함께 독도의 대한민국 영토로서의 정당성 등에 관해 이것저것을 말해주고 홍보를 당부했다.

이번에 중앙본부가 개최한 독도사랑 캠페인에 필자는 지역연합회장 자격으로 동행해 독도수비 의경들에게 기념품을 전달하는 등 행사를 마쳤다.

일상생활을 떠나와 울릉도에서 좋은 일을 하며 2박3일을 보내는 일정도 마음 흐뭇한 일인데 자투리시간을 이용해 성인봉을 또 한번 등산했으니 `꿩먹고 알먹고`식의 기쁨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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