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해변에 있던 비닐·폐목재·페트병 등 몰려들어
시, 덤프트럭 25대 분량 긴급수거… 연례행사 곤욕

▲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내린 가을장마로 발생한 거센파도에 의해 밀려든 각종 쓰레기가 쌓인 포항 도구해수욕장의 모습.

포항 도구해수욕장이 일찌감치 시작된 가을장마로 인해 밀려든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21일 오전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해수욕장. 폭 40m 가량의 이곳 백사장은 수풀, 합판, 폐목재, 페트병, 고무장갑 등 출처를 알 수 없는 각종 생활쓰레기로 가득했다.

포항기상대에 따르면 지난 17~21일 포항지역에 200.4㎜(17일 14.1㎜, 18일 90.9㎜, 19일 23.3㎜, 20일 28.1㎜, 21일 44㎜)의 강한 비가 내렸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이곳을 가득메운 쓰레기는 가을장마의 영향으로 하천에서부터 바닷가에 이르기까지 주변지역에 쌓여있던 것이 강한 물살에 의해 밀려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6월 28일 개장해 오는 24일까지 운영될 예정인 도구해수욕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이같은 사실을 인지한 동해면사무소는 지난 20일부터 인력과 장비를 동원, 긴급 수거작업에 나섰다.

동해면에 따르면 20~21일 이틀간 이곳에서 수거된 쓰레기 양은 300여t. 덤프트럭 25대가 왔다 가야하는 엄청난 양이다.

하지만 중장비를 이용해 작은 쓰레기 하나 하나까지 정리하는데는 한계가 있고, 바닷 속에도 다량의 쓰레기가 수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돼 이를 완전히 수거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욱 큰 문제는 이곳 해수욕장은 수년전부터 장마, 태풍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쓰레기더미가 쌓이고 있다는 것.

포항시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쓰레기의 출처를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명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해면 관계자는 “해마다 2~3차례 이같은 현상이 반복돼 이를 정리하기 위해 많은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임에도 쓰레기의 출처를 확인할 길이 없어 답답할 노릇이다”고 하소연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도구해수욕장은 하천 하류지점에 위치한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타 해수욕장에 비해 쓰레기가 자주 쌓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를 미연에 방지할 방법은 현재로써는 없어 수거작업을 하는 것 이외에는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