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130만주 취득… “경영권 강화에 회삿돈 이용” 논란

대구백화점이 주식 공개매수로 130만 주를 취득해 1년여를 끌던 경영권 분쟁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영업이익 제고를 위한 투자는 그동안 사실상 손을 놓으면서 지난해 영업이익(44억 원)의 7배에 달하는 회사 자금으로 대주주인 구정모 회장의 경영권 방어 강화에 사용해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수도권 공룡 백화점들이 속속 대구에 입점하면서 해마다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가운데에도 투자하지 않고 있던 대구백화점이 이번에 거액의 회사자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인 것은 향후에도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의향이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사실상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인 CHN 측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대상으로 한 주식 공개매수를 실시해 28일 130만 주를 취득했다고 31일 밝혔다.

CNH 측은 지난해 2대 주주 신분으로 비상근 감사 선임을 주장하는 등 두 차례에 걸쳐 최대주주인 구정모 회장 측과 지분 대결을 펼쳤다.

두 차례의 경영권 분쟁에서 구 회장 측이 모두 승리를 거뒀지만 구 회장을 포함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19.70%에 불과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구백화점은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섰고 결국 자사주 공개매수에 성공함으로써 대구백화점은 경영권 분쟁을 해소했으며, CNH 측은 경영권 분쟁을 통해 막대한 주가 시세차익을 얻게 됐다.

이로써 대구백화점 자사주 규모는 총 발행주식의 16.63%인 180만 주에서 28.65%인 210만 주로 늘어나게 됐고 최대주주 구정모 회장(지분 19.7%)은 지분 변동 없이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확대를 통해 의결권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그러나 대구백화점은 이번 공개매수 이후 회사의 지배구조, 재무구조, 사업내용 등 구체적인 장래사업계획은 아직 수립하지 않고 있어 단순히 대주주의 경영권 안정을 위한 자사주 매입에 293억 원 규모의 회사 자금을 사용해 도덕성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에 대해 대구백화점 측은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로 안정된 회사운영을 바탕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주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더욱 노력할 예정이라며 지역밀착형 매장을 통한 지역 내 최고의 쇼핑 명소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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