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우리사회에 만연한 불신풍조는 `짙은 안개`같다. `유병언 사망`조차 믿지 못한다. 국과수가 발표한 DNA분석까지 믿지 못하고 “시신이 바꿔치기 됐다”는 유언비어가 나돌기도 한다. `치아 형태`는 가장 정확한 신분증인데 유병언의 치과기록도 믿지 않는다. 국과수의 발표보다 음모론을 더 믿는 우리사회의 불신풍조가 심히 걱정이었으나, 이번 7·30재보선은 그나마 `시계 제로의 짙은 안개`를 걷어내주었다. 여당은 당초 9대6으로 보았으나, 11대4로 나타났으니, 국민들은 여전히 중심을 확고히 잡고 있다.

그러나 행정불신은 여전히 심각하다. “현장에 답이 있다”고 외치지만 탁상행정은 만연하고, 편파·편애 행정은 사라지지 않고, 공권력이 무시당하는 경우가 흔히 눈에 띈다. 국민은 `중심`을 확실히 잡아가는데 행정은 아직 흔들리고 있음이다.

지난 해에는 양파가격이 폭등하더니 올해는 폭락이다. 그래서 “정부가 권고하는 말을 듣지 않는 것이 최상의 영농계획”이란 말까지 나왔다. 올 5월 정부는 “앙파 생산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고, 과잉 공급량은 20만t”이라 했다. 이 발표 때문에 밭떼기 상인들과 단위농협들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기대하며 수매를 미뤄 가격폭락세를 부추겼다. 정부는 뒤늦게 수매비축, 수출, 양파효능 홍보, 직거래·할인행사 등으로 판촉활동을 펴지만 그 효과는 미지수다.

경주의 호텔이나 리조트의 물놀이시설의 이용료가 너무 비싸 혹시 담합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생기고 당국의 지도 단속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면서, “관광지 경주의 물가가 너무 비싸다”는 인식이 굳어질까 걱정이다. 투숙객을 위한 서비스시설이 돼야 할 수영장을 일반인에게 입장료를 받고, 고객에게는 50% 할인해주는 호텔들도 있다. 세무당국과 시청이 적절한 지도 단속으로 `바가지 경주`의 이미지를 씻어내야 한다.

경산시는 시청 네거리와 오거리 구간을 `현수막 없는 거리`로 만들기 위해 철거와 단속활동을 펴고 있지만, 시의 경관디자인 개선사업 계획이 신뢰성을 잃고 있다. 각종 축하현수막들이 매일 내걸리고 있으며 `시의 현수막 철거와 단체들의 반발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시가 강한 의지를 가지지 못하고 미온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행정이 무시당하는 현상이다.

대구 취수원 구미 이전계획은 국비 6천여억원을 들이는 사업인데, 구미시민들은 “경북 수출의 75%를 담당하는 구미공단의 공업용수 수급 차질을 불러와 구미 산업발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행정불신이 초래한 갈등 마찰이다. 포항시의원들도 포항시가 건립한 새마을인성교육관에 대해 “공공성과 실효성이 부족하다”며 문제제기를 했다. 행정의 신뢰성 확보에 범정부적 대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