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마른 장마` 후 극심한 가뭄 시달려
농작물 말라죽고 식수도 모자라 제한급수

▲ 극심한 가뭄으로 40년 전 안동댐 축조 당시 안동군이었던 도산면 서부리 수몰지역이 드러나면서 수개월 동안 자란 풀이 초원지대를 연상케 하고 있다. 이 일대는 예안장터와 도산서원으로 가는 옛 신작로가 있던 곳으로 최근 안동댐 저수율이 22%에도 못 미치는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제대로 된 비가 내리지도 않은 채 끝나버린 장마철 뒤에 들이닥친 심각한 가뭄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경북도와 일선 시·군이 비상이다.

7월말 현재 경북도내 평균 강우량은 363.7㎜로 예년평균인 603.1㎜의 60%선이다.

이에 따라 도내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도 평균 50.9%(예년평균 79.2%)에 머무르고 있고, 도내 주요 댐의 평균 저수율은 24.5%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주요 저수지와 댐의 저수율을 보면 경주 덕동호 59%, 보문지 45%이며, 안동댐은 22%로 작년 같은 기간 56.8%의 절반을 밑돌고 청도 운문댐도 22.7%로 작년(52.5%)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도내 소규모 천수답을 중심으로 논바닥이 갈라져 벼가 고사 직전에 이르고, 밭 작물도 타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사나흘 내에 많은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개화기를 앞두고 물 공급이 필수적인 벼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관계기관과 농민들은 하천 바닥 굴착과 관정 개발 등 응급 급수책을 찾는데 총력을 쏟고 있다.

특히 도내 최대 쌀 생산지(1만3천406ha에 연간 9만4천t 생산)인 경주시는 시민의 젖줄인 형산강이 군데군데 바닥을 드러내고 관내 저수지의 수량도 50% 이하로 급격히 떨어지면서 벼 논바닥이 심하게 마르는 등으로 개화기를 앞둔 벼의 피해가 속출할 것을 예상하고 단계적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경주의 441개 저수지가 평균 저수율 45.9%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330ha의 대규모 들녘(육통들·안강들·양월들·노당들 등)을 몽리구역으로 두고 있는 경주 안강읍 하곡지는 39%에 그쳐 지난달 30일부터 인근 옥산지의 물을 끌어와 논에 공급하고 있다. 건천읍 송선지는 17%, 서면 심곡지는 28%로 이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경주시는 1단계로 42개 지구에 대한 소규모 하천 굴착, 양수 작업 등을 위해 8억2천만원의 지원을 경북도에 요청한데 이어 2단계로 관정 및 들샘 개발 등으로 대체수원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포항시 흥해읍 들녘에서도 농업용수 부족 현상이 나타나 양수기로 곡강천의 물을 퍼올리고 있고, 의성군 단촌면에서는 가뭄지역 논에 살수차를 동원한 물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금성면 등에서는 기우제까지 지내고 있을 정도로 농민들의 가슴이 타들어가고 있다.

도내 일부 지역에서는 농업용수뿐 아니라 식수 등 생활용수난도 겪고 있다. 안동시 매정리와 울진군 정임2리·덕구2리는 계곡물 고갈로 생활용수가 끊기면서 행정관청이 하루 1~2회씩 급수차량을 보내 물을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제한 급수를 하는 곳(안동 길안면 송사리 등)도 생겨나고 있다.

한편 경북도는 가뭄상황실 가동과 함께 가뭄이 심한 지역에 용수 개발비 40억원을 긴급 지원해 관정 개발, 소형 양수장 설치, 하천수 급수 등의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자치행정2부 종합

    자치행정2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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